한토신 경영권 분쟁..엠케이전자 가치 '주목'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 경영권 분쟁이 진행중인 가운데 엠케이전자의 주식 가치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엠케이전자가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토신을 연결회사로 편입할 수 있기 때문. 시가총액이 약 8배나 큰 우량 기업을 연결회사로 편입하며 연결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회사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토신은 이르면 다음주 초 주주총회소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올해 한토신 정기주주총회에선 최대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2대주주인 아이스텀인베스트 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는 엠케이전자의 100% 자회사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의 한토신 지분율은 37.56%, 아이스텀인베스트의 지분율은 35.2%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엠케이인베스트먼트에 다소 유리하게 흘러가는 상황이다. 아이스텀인베스트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토종 펀드인 보고펀드가 손잡은 '보고-프론티어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데 금융당국에서 대주주 변경에 대한 승인 심사를 미루고 있다. 이미 지분을 넘겨받기로 계약한 보고-프론티어PEF가 대주주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정기주총에서 제 목소리른 내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대신 이미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한 아이스텀인베스트먼트가 2대주주로 전면에 나서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더구나 엠케이인베스트먼트 측에서 이달 열릴 정기주총을 앞두고 국내외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토신 정기주총에선 6명의 등기이사가 교체되는데 엠케이인베스트는 교체되는 등기이사 6명에 대해 모두 후보자를 내세우며 본격적인 이사회 장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와관련 오는 11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한토신 대주주 변경 승인안건 상정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상정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고-프론티어에 대한 한토신 대주주 승인 변경건이 통과될 경우 정기주총에서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치열한 표대결이 불가피해진다.


만약 엠케이인베스트먼트가 한토신 경영권 분쟁에서 이사회의 과반석을 확보하며 승리할 경우 엠케이전자가 얻는 수혜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엠케이전자의 한토신 지분율이 50% 미만이더라도 경영권 확보를 통해 '실질적 지배'가 인정될 경우 연결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엠케이전자가 한토신을 연결회사로 편입할 경우 전체 지분율 37.56%에 대한 연결실적 반영이 이뤄져 엠케이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엠케이전자의 재무제표상 한토신 실적은 투자손익으로만 반영되고 있다.

엠케이전자의 개별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3812억원, 영업이익은 94억원, 당기순이익은 61억원이다. 한토신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432억원, 영업이익은 807억원, 당기순이익은 599억원이다. 한토신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엠케이전자보다 각각 8.5배, 9.6배 크다. 시가총액도 한토신이 엠케이전자보다 7배 이상 크다.

엠케이전자는 반도체 재료 회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오션비홀딩스로 지분율은 23.07%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26.92%다. 현재 엠케이전자 주가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 0.65배 수준이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올해 한토신 주총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토신의 실적이 지분율대로 엠케이전자 실적에 반영되면서 회사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엠케이전자가 한토신 경영권을 확보해 연결회사로 편입하려고 해도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