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자동차株 반등의 의미

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올 뉴 투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관련주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외여건 완화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2년여간 약세를 보이며 낮아진 가격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펀더멘털상 큰 변화가 포착되고 있지 않고 있어 지금의 상승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250,000원 ▼2,500 -0.99%)와 기아차 (116,600원 ▲400 +0.34%)는 전일(3일) 3% 내외의 상승을 보인데 이어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2분 기준 기아차는 전일대비 550원(1.18%) 상승한 4만7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도 500원(0.30%) 오른 16만7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글로벌 악재가 완화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이달부터 시작되는 등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점이 강세를 이끈 주요 원동력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업종의 경우 그동안 약세를 지속해온 탓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주가 바닥론'이 부각된 것이라는 판단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서장은 "반등 전까지 이어진 자동차주의 주가 하락은 단순히 실적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최근 시장에서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이슈, 저조한 실적 등으로 소외를 받던 상황에서 미국 내 판매 호조, 제네바 모터쇼 시작으로 인한 관심 증가 등도 주가에 긍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인 올 뉴 투싼을 공개했다. 2009년 이후 6년 만의 모델 체인지로 새롭게 변한 디자인,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 등으로 주목을 받으며 판매 호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자동차 시장 동향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미국 진출 이래 최다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 2월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는 각각 전년대비 7.1%,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평균판가도 전년 대비 6.6% 증가한 2만5367달러를 기록해 주요 브랜드 중 가장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수출주 회복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율이라던가 실적 측면에서 강한 주가 반등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 수출주 회복 기대감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자동차주의 강세도 장기적으로 지속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자동차 섹터가 도요타나 폭스바겐 등 해외 자동차 업종에 비해 많이 못 올랐기 때문에 일정부분 괴리를 좁혀가는 과정으로 본다"며 "수출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강하게 끌어올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원/달러 환율이 올라갔다는 점을 긍정적이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엔달러의 경우 변동이 거의 없고 러시아 리스크도 남아있다"며 "대외적으로 봤을 때 악재가 해소됐다거나 상황이 달라졌다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환매 장세의 흐름을 보면 한 업종 당 평균 3.9개월 정도 자금이 유입된다"며 "ECB 양적완화로 가격메리트가 있는 자동차 업종에 당분간 자금이 유입되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사이클을 고려하면 현재의 긍정적 흐름은 약 2~3개월 정도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