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준비 '쉽게'...은행 장기 예·적금 '불티'

시중은행이 노후자금 대비 수요를 노리고 출시한 장기 예적금 수신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험이나 연금에 비해 단순한 노후대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1~3년 수준이던 정기 예적금의 만기를 자동연장해 최장 만기를 늘린 상품들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우리청춘100세 적금'은 장기형의 경우, 3년 만기 상품에 자동재예치를 신청해 최장 9년까지 가입할 수 있다. 작년 3월 나온 이 상품은 수신액이 작년 6월말 557억원에서 작년말 3737억원, 지난달 말 5401억원으로 급증했다.

만기를 최대 10년까지 둘 수 있는 KB국민은행의 '하이 스토리 정기예금'도 작년 2월 출시 돼 매달 3000억~5000억원의 신규 수신액이 꾸준히 유입됐다. 이 상품 수신액은 출시 첫 달 867억원을 시작으로 작년 한 해 총 4조5700억원이 새로 유입됐고, 올해 첫 두 달만 4800억원이 더 들어왔다.

대구은행이 출시한 DGB자유적금 역시 최초 만기를 6개월에서 3년 사이로 설정한 뒤 실질적으로 만기 없이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도 출시 첫 달인 2013년 12월 8064좌가 신규 개설 된 뒤 작년 6월 누적 계좌수가 2만5298좌수로 급증했고, 지난달말엔 3만건에 육박했다.


기업은행이 이번주 출시한 ‘IBK평생든든자유적금’은 최초 1년에서 최장 21년까지 만기 자동 연장이 가능하다. 만기를 길게 운용할 수 있는 만큼 노후준비용이나 자녀를 위한 적금 수요를 노리고 출시됐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복리구조로 돼 있어, 제시된 이율보다 0.02~0.03%포인트(p)를 더 받을 수 있는데다 오래 예치할 수록 우대금리가 붙는 경우가 많아 이자율도 나쁘지 않다.

우리청춘 100세적금의 경우, 장기형 3년 만기 적금 금리가 연 2.5%며, 연금이체 등의 실적에 따라 0.2%p 우대금리를 준다. 여기에 자동재예치를 하면 3년 이후부턴 연 0.1%p의 금리가 더 붙는다.

국민은행의 하이 스토리 정기예금도 기본금리 연 1.95%에 연금실적에 따른 우대이율을 연 0.1% 제공하며, ‘IBK평생든든자유적금’ 역시 기본이율 2.2%를 제공하고 재예치할 때마다 기존 이자를 원금에 더해 복리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아울러 연금저축 같은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보다 금리는 낮지만 자격 제한이 없고, 일정금액을 매월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옵션도 가능해 용도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금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지만 특별한 자격제한이 없고 금리가 복리로 제공되는데다 1년마다 예금이나 적금을 다시 드는 번거로움을 줄였다"며 "목돈을 예치할 수도 있고 매달 인출 후 적립식 상품에 재투자하거나 생활비로 쓰는 등 용도별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