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속' 행복주택 시범사업, 규모·사업지 조정될까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지역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서울시내 행복주택 시범사업에 대한 규모와 사업지 등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측이 주민 반대로 지연되는 행복주택 시범사업과 관련, 주민의견을 수렴해 추진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5일 국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행복주택 시범사업의 절반 이상이 표류하고 있다. 실제 서울 공릉동 주민들이 국토부를 상대로 행복주택 지구지정 취소소송이 진행 중이며 오는 12일 1심 결과가 나온다. 양천구는 목동 행복주택지구지정 취소소송에서 패소한 후 항소를 제기했다. 잠실·송파지구는 주민·지자체와 국토부간 이견이 커 답보상태에 있다.

유일호 후보자 측은 “국토부장관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현재 행복주택 시범사업이 표류 중인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 추진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그동안 행복주택 추진에 앞서 주민들이 주장하는 안전문제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 잠실·송파지구를 포함, 행복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한 7곳 중 4곳의 사업이 표류한다. 이중 목동과 공릉동은 국토부를 상대로 행복주택 지구지정 취소소송을 제기해놓았다. 목동은 1심에서 패소, 항소를 제기했다.

신정호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잠실·송파 행복주택 시범사업 추진과 관련해 그동안 유일호 후보자가 주민들 입장에 섰던 상황을 유추해볼 경우 시범사업의 재조정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공릉행복주택 지구지정 취소소송과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공릉동 주민들과 행복주택 시범사업 추진과 관련해 별도 협의도 진행 중”이라며 “선고 전에 타협이 원만히 이뤄지면 더 좋겠지만 재판결과와 상관없이 협의는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잠실·송파지구는 주민·지자체와 국토부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행복주택 설립을 꾸준히 반대하는 상황으로 국토부와 입장차가 크다”며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양천구 등에서 제기한 소송과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잠실·송파지구의 계획변경은 현재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가좌·오류지구만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다. 경기 안산 고잔지구의 경우 국토부와 지자체가 사업추진에 일정부분 협의, 세부사항 조율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착공한 가좌·오류지구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된다”며 “고잔지구의 경우 안산시가 제시한 ‘재건축주택을 활용한 행복주택사업 방식’을 지난해말 수용, 현재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행복주택 시범사업 추진계획안 발표 때보다 사업지별 공급예정 가구수는 줄었다. 지구별 조정가구수는 △목동 2800가구→1300가구 △잠실 1800가구→750가구 △송파 1600가구→600가구 △공릉 200가구→100가구 등이다. 고잔지구는 1500가구에서 700가구로 줄었다가 최근 사업방식의 조정으로 현재 구체적인 가구수는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