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 저유가 여파에도 실적 호조..주가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저유가 영향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대한유화는 차별화된 실적 개선세로 눈에 띄고 있다.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의 시황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시작한 신규 사업도 100% 가동률을 보이고 있어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실적 개선 흐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4일 대한유화는 전일대비 1.73% 내린 9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0거래일째 상승하며 장 중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11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 말 저유가 영향으로 화학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12월 주가는 6%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지만 4분기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 들어 대한유화 주가는 41.5% 급등했다.

대한유화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243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했고 전분기 대비로도 15% 증가했다. 매출액은 4793억원으로 전분기대비 8% 감소했지만 주력제품 가격 강세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저유가 여파로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여타 화학주들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316억원으로 컨센서스인 2800억원을 밑돌았고 전년동기 대비로도 26.8% 감소했다. 롯데케미칼도 554억원으로 컨센서스 792억원에 못 미쳤다.

대한유화가 지난해 차별화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력제품인 PP와 PE가 견조한 가격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포장재 등에 생활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료인 PP, PE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데 비해 최근 증설이 없어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됐다.


황유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화학제품의 경우 제품가격이 상승하는 호황 사이클에 증설이 시작된 후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이 줄어드는 사이클이 반복된다"며 "현재 PP, PE는 호황 사이클의 초입으로 당분간 가격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유화의 실적 호조세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신규 가동한 MEG 설비가 예상보다 일찍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사업인 EG(에틸렌글리콜) 가동률이 100%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어 기존 합성수지 사업에 전적으로 의지했던 구조가 바뀌면서 실적 안정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특히 섬유나 PET의 원료인 EG는 대한유화가 위치한 울산지역에 납품업체들이 밀집해있어 수요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황 연구원은 "울산, 경북지역에 관련업체들의 EG 수요가 많다"며 "올해 초부터 정상 가동이 되며 1분기 실적에 기여하는 부분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정상적으로 생산 물량 출하가 이뤄지면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