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문체부 280억여원 사업 공모 절차 없이 진행"

문화체육관광부가 콘텐츠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공모절차 없이 임의로 민간 보조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허술하게 운영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0~11월 국회 요구에 따라 문체부와 콘텐츠진흥원을 대상으로 '콘텐츠 지원사업 추진실태'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들이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2011~2014년 280억여원의 예산으로 112건의 콘텐츠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공모 절차 없이 보조사업자를 지정, 보조금을 교부했다.

특히 감사원은 "신규 사업의 경우 사업 필요성과 선정 경위, 보조금액 규모 등을 투명하게 해야 하는데도 같은 기간 29개의 신규 사업 중 22개의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관련된 검토 문서조차 없는 등 사업자 선정 경위 등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조사업자의 계약절차에 대한 세부지침도 마련하지 않아 일부 사업자들이 대행업체에 수의계약을 남발하거나 보조금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등 예산도 불투명하게 집행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심지어 이동식 무대차량으로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가 공연하는 라이브카 운영 사업을 한 협회와 진행하면서 이 협회가 차량 제작비 중 일부인 1억여원을 보조금 교부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는데도 문체부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콘텐츠진흥원의 경우 총 사업비 중 최소 10%이상을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부담 비율기준 미달 업체를 보조 사업자를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사업자가 자부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보조금을 환수해야 하는데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6000여만원의 보조금이 환수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 밖에 지난해 10~11월 국회 요구로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를 대상으로 '인증제도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산업부가 협의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유사·중복, 불필요한 41개 인증이 신설되는 것을 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증제도를 심사·조정해야할 국무조정실도 9개 부처의 45개 법정인증이 '인증제도 관리시스템'에 등록돼있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기존에 등록된 인증과 해당 45개 인증이 유사·중복되는지 검토하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