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우디와 동맹구축… '중동3.0' 개막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건설,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앞쭐 왼쪽)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앞줄 오른쪽)가 협약 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395,500원 ▼500 -0.13%)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건설,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포스코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한 권오준 회장이 압둘라만 알 모파디(Abdulrahman Al mofadhi) PIF 총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PIF는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건설에 10억달러 이상 지분을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이 합의는 지난해 9월부터 논의돼 온 것으로 PIF는 포스코건설 지분 40% 정도 확보하길 희망해왔다. 지분 매각은 신주 발행이 아닌 구주를 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건설 지분 89.5% 내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와 PIF는 지분투자와 별개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와 자동차 등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사(JV) 설립도 추진한다. PIF를 비롯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JV에 출자한 뒤 정보통신(ICT), 에너지 등에까지 사업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등은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만들어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우디 국민차 사업에 포스코 계열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PIF가 설립하게 될 국영 자동차회사 지분 15%를 600억원에 사들여 3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사간 포괄적 협력관계가 이뤄진 것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려는 양사간의 사업 목표와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사우디에서 선진 기술력을 가진 합작사를 찾던 중 한국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포스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압둘라만 알 모파디 총재는 한국을 방문할 때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빠지지 않고 들렀다. 동북아무역타워를 비롯해 포스코건설이 지은 각종 빌딩과 복합상업시설, 주거공간 등을 방문할 때마다 포스코건설의 건축기술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는 이번 협약이 권오준 회장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중 본 계약을 체결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사우디는 2013년 수입액 기준(377억 달러)으로 한국의 제4위 교역국이다. 한국은 자동차, 철강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유 등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관계가 형성돼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1970~80년대 국내 값 싼 노동력을 무기로 외화를 벌어왔던 저위험 저수익의 '중동1.0 시대'에서 1990~2000년 한국건설사들이 설계, 시공, 구매 등을 총괄하는 EPC 위주인 '중동2.0 시대'를 지나 '중동진출3.0 시대'가 열렸다"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