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수정·보완 요구 봇물(종합)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최초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국제회의 참석차 유럽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5.3.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위헌과 과잉입법에 대한 우려에 휩싸이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 하루만에 보완·수정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르면 5일 위헌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국교총도 위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보완 입법이 거론되고 김영란법 시행령과 공무원윤리강령 개정을 통한 보완도 모색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서민경제 위축 우려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의 윤리강령과 김영란법 시행령을 만들 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란법은 과태료 대상이 되는 금품 등의 수수 금액 기준을 시행령에서 정하기로 했다. 김영란법이 준용할 것으로 보이는 공무원윤리강령의 기준이 낮아 이 둘을 함께 조정해보자는 것이다.
현행 윤리강령에서는 공무원들이 받는 식사, 선물은 3만원, 경조사비와 화환은 각각 5만원과 10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식당, 주점, 선물용 재료를 생하는 농어민 등 서민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다.


법안 처리를 주도했던 유승민 원내대표도 "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 정무위원, 법률지원단장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행정부의 시행령 준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당정이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8조3항에서 예외로 인정되는 대통령령의 가액 등은 서민경제와 관련이 큰 만큼 행정부와 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 등 야당 의원 12명은 보도자료를 내 "검찰, 경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전제되지 않은 김영란법은 죽은 법에 불과하다"며 검·경 주민직선제 법안을 공동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다시 개정을 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경계론도 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제정하자마자 손대는 것은 졸속입법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문재인 대표도 개정을 언급하기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별개로 위헌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구체화됐다. 대한변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엇보다도 수사권을 쥔 경찰이나 검찰이 이 법을 언론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심히 우려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헌법소원심판(위헌확인)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