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5-6' 숫자로 본 '혁신의 최전선' MWC2015

2(이종 산업·기업과의 협업)', 3(3세대 웨어러블 시대 개막), 4(400달러 이하 중저가폰), 5(5세대 통신), 6(갤럭시S6)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흘간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5'를 관통한, 숫자로 본 올해 키워드다.


'혁신의 최전선(The edge of Innovation)'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인 190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관람객도 9만여명에 달하면서 최첨단 혁신 기술에 대한 전세계 관심과 열기를 보여줬다.

◇2 : "혼자 해서는 안돼…'둘이 같이' 협업이 대세"

/사진=(왼쪽부터)스마트 홈 케어(Smart Home Care)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KT 황창규 회장(사진 중앙)과 코웨이 김동현 사장(사진 왼쪽),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준호 LG전자 사장

올해 MWC는 다양한 산업·기업간의 협업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IoT(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혼자 힘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성공하기 어려워졌기 때문. 자동차, 금융사 등 이종 산업의 부스가 전시장을 채우고 가전, 패션, 가구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MWC 현장은 찾은 것도 '협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통신회사' KT는 '정수기회사' 코웨이와 손을 잡았다. KT는 전시 부스에서 코웨이의 스마트 공기청정기 단말에 KT가 보유한 IoT,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세계 최초의 실내환경컨설팅 서비스 '스마트 에어 케어(Smart Air Care)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아우디와 협업해 스마트워치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도이치텔레콤은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오디오·비디오를 실행시켰다. 퀄컴은 마세라티 콘셉트카에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레곤 602‘를 장착했다. 차량 내부 대시보드에 태블릿PC가 들어가 차량을 한 곳에서 제어할 수 있는 것. 미러링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의 화면과 기능을 그대로 태블릿PC로 옮겨올 수도 있다.

금융에 IT기술을 융합한 핀테크도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MWC 전날 공개한 '갤럭시S6'를 통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선보였고 카드·금융사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가구업체 이케아는 무선 충전 패드가 탑재된 가구를 공개했다. 충전 패드가 탑재된 테이블, 책상 등에 휴대폰을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되는 방식.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들어간 무선충전 기술 확산을 위해 이케아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3 : "이젠 진짜 사볼까?"…中도 합류 '3세대 웨어러블' 본격화

/사진=(왼쪽부터)LG전자 'LG 워치 어베인'과 화웨이 '화웨이 워치'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스마트기기로 주목 받아온 웨어러블 기기는 MWC에서 대중화의 신호탄을 쐈다. 웨어러블 대표주자인 스마트워치는 그 동안 삼성, 소니 등 각 사들이 전략적 차원에서 1세대, 2세대 제품을 꾸준히 선보였지만 실제 고객 손목 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선두업체들이 경량화, 아날로그 디자인 등 편의성을 강조한 3세대 제품을 내놓고, 중국업체들도 제품출시에 합류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LG전자는 'LG 워치 어베인'과 'LG 워치 어베인 LTE'를 선보였다. 전작인 ‘LG G워치R’보다 크기와 두께를 줄이고 스크래치와 부식에 강한 메탈 소재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웨어러블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초점을 뒀다.

세계 5위의 스마트폰업체 화웨이는 중국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웨어러블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MWC에서 선보인 '화웨이 워치'는 흡집에 강한 사파이어크리스탈 렌즈를 채택했고, 심박과 활동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가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배터리 지속성이나 디자인 편의성 등 웨어러블 기기의 한계가 기술적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올해 애플워치까지 합류하면 스마트워치 대중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4 : "프리미엄폰 못지않아"…400달러 중저가폰 전쟁

과거 MWC는 각사의 최고 역량을 집약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데뷔전이었지만 올해는 글로벌 제조사들이 대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쏟아냈다,

일반적으로 중저가폰은 400달러(한화 44만원) 이하. 가격대에 따라 디스플레이,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이 다양하지만 MWC에 선보인 제품들은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사양을 자랑했다.

LG전자는 기존 F, L시리즈 등 보급형 라인업을 '마그나', '스피릿', '레온', '조이' 등 4종으로 개편해 선보였다. LG의 프리미엄 라인인 G3와 비슷하게 제품 뒷면에 곡면을 적용해 외관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소니는 1300만 화소, 강화유리, 136g 무게와 함께 IP68 등급의 강력한 방진방수를 지원하는 '엑스페리아 M4 아쿠아'를 내놨고, 대만 제조사 에이수스는 강화유리에 해당하는 코닝 고릴라 글래스3를 적용해 '리퀴드 제이드Z'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 인수 후 첫 개발한 새 윈도폰 ‘루미아 640’과 ‘루미아 640 XL’를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폰 시장이 계속 커지고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사양으로 기존 소비자들도 중저가폰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 제조사 등 후발주자 뿐만 아니라 선두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중저가폰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5 : 현실로 다가온 '5G', 'IoT'

/사진=(위에서부터)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제품에 대한 시연에 참석한 황창규 KT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작년만 해도 5세대 이동통신(5G)이 먼 미래 일처럼 치부됐지만, 올해는 현실로 다가왔다." MWC 현장에서 만난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장의 말이다.

5G는 지금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이번 MWC에서 삼성전자, 에릭슨, 알카텔 루슨트, 화웨이 등 통신장비 업계와 AT&T,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등 통신사업자들은 앞다퉈 5G 기술과 관련 IoT 서비스를 주력 모델로 내세웠다. 에릭슨의 경우 각 국가별 선수들마다 다른 센서를 부착한 뒤 시청자 스마트폰에서 국기를 터치하면 해당 선수의 경기장면을 맞춤형으로 보여주는 5G 서비스를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도 MWC에서 9개 주파수를 묶어 1Gbps 속도를 제공하거나, 기존 LTE보다 최대 100배 빠른 '밀리미터 웨이브' 기술 등 5G 기반의 기술력을 뽐냈다. 황창규 KT회장은 기조연설을 맡아 "5G는 피할 수 없는 혁명"이라며 글로벌 통신업계가 조기 표준화에 나서자고 제안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성목 부문장은 "MWC를 계기로 각 국가별로 5G 기술 개발과 서비스 구현 움직임이 빨리질 것"이라며 "특히 한중일 동북아 3국에서 먼저 5G를 구현하는 국가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6 : 혁신의 한계는 어디? '갤럭시S6'

/사진=무선충전기 가능한 갤럭시S6

MWC 개막 전날 언팩을 통해 선보인 삼성전자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는 단연 MWC의 화제였다. 성장 한계에 달한 것으로 우려되던 스마트폰의 진화가 계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경쟁자들은 긴장했고 소비자는 놀랐다.

'갤럭시S6'는 메탈·글래스, 배터리일체형, 무선충전 등 신기능을 대거 탑재한 삼성전자의 혁신 기술이 총 집결된 제품. 모바일 결제 솔루션 '삼성페이' 등 SW(소프트웨어)면에서도 진일보했다.

제품 판매에 대한 삼성의 자신감도 어느 때 보다 높다. 삼성전자 IM부문장 신종균 대표는 "언팩 이후 선주문이 쇄도하고 거래선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전작에 비해 훨씬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