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효성 부회장 "고객의 고객까지 만족시켜라"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이상운 효성 부회장/사진제공=효성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롤스로이스의 항공기 엔진 사업을 예로 들며 고객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마케팅 능력을 구사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5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CEO 레터'에서 고객의 요구와 경쟁사 대응, 트렌트 변화 등 정보를 수집하는 마켓 센싱(Market Sensing)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마켓 센싱의 모범 사례로 롤스로이스 항공기 엔진 사업을 들었다. 롤스로이스는 품질과 가격경쟁력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조사를 벌였다. 주목할 점은 1·2차 고객인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뿐 아니라 최종소비자인 승객들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롤스로이스는 승객들이 안전에 민감하고 항공기 고장으로 인한 운행 차질에 가장 큰 불편을 느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롤스로이스는 모든 엔진에 실시간 감지센서를 부착했다. 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파악이 가능하고 고장이 나기 전에 전문가를 파견해 정비하는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작업 이후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는 롤스로이스로부터 단순히 엔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관련한 종합 안전 솔루션을 산다는 개념을 갖게 됐다. 10% 안팎이던 롤스로이스 시장점유율이 오늘날 40%대로 성장하게 된 비결이다.

이 부회장은 "롤스로이스 성공사례는 고객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1차 고객은 물론 2차 고객까지 우리 부품소재를 이용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단순히 '물건을 판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인식하고 마켓센싱 활동을 통해 보다 넓고 멀리 바라봤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모든 산업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고객들도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거나 남을 따라 하기에 바쁜 기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것이 곧 연초부터 강조하고 있는 시장주도기업(Market Driven Company)으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