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금호산업 지분 매각 시세차익 280억…득실은

금호산업 (4,140원 ▼25 -0.60%) 인수전에 참여한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석 달 만에 2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큰 금전적 이익과 함께 중앙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효과를 얻었지만 공격적인 이미지는 부담이다.

호반건설은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 4.95%(34만8000주)를 지난달 25일 인수의향서(LOI) 접수 전 전량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28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금호산업 주식을 상당수 갖고 인수전에 참여하면 여러 가지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이 주식 시세차익을 노린 인수전 참여라는 의혹을 없애고 인수 의지를 확고히 드러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한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11~13일 금호산업의 지분 6.16%(204만8000주)를 254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지난 1월 21~22일 1.21%를 81억원에 매각하며 지분율을 4.95%로 낮췄다. 공시 의무가 없는 5% 이하로 지분율을 낮춘 호반건설은 이후 지속적인 매각을 통해 금호산업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3일부터 인수의향서 마감 직전인 2월 24일까지 금호산업의 평균 종가는 2만6805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호반건설의 매각 지분(4.95%) 가치는 45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달 매각 대금을 합치면 총 매각대금은 536억원으로 호반건설은 투자 석 달 만에 투자금(254억)을 뛰어넘는 280억원 정도의 차익을 거둔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이번 거래과정에서 금전적인 이익과 함께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등 무형의 효과도 함께 누린 것으로 본다. 호반건설은 광주에 기반을 둔 중견건설사로 호남 지역에서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에는 대형 주택건설 업체들을 제치고 연간 주택공급 실적(일반 분양물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호남을 벗어난 중앙무대에서 지명도는 높지 않았다. 주택시장 성장에 한계가 온 만큼 다른 시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높은 브랜드 파워가 필요했다. 호반건설은 이번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로 브랜드 파워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지명도도 올라가 차기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김 회장은 광주·전남 민영방송인 KBC광주방송 회장도 겸하고 있는 지역 유력 인사로 유력한 차기 광주상의 회장 후보로 꼽힌다.

반면 인수전 참여 과정에서 공격적인 이미지를 드러낸 것은 부담이다. 호반건설은 지분 매입 과정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계속 밝혔으나 말을 바꾸며 인수전에 현재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호반건설의 작은 움직임에도 시장이 크게 해석하거나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또 호남지역 경제계의 맹주인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도전했다는 인식도 지역사회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