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IT의 금융권 공습…플랫폼 전쟁 본격화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시대가 열리면서 IT(정보기술) 업체들의 금융권 공습이 거세다. 지난해 '카카오페이'를 출시한 다음카카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삼성페이'를 내놓으면서 국내 IT기업들도 플랫폼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 카드업계는 IT 업계와의 '경쟁'으로 긴장감을 조성하기보다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급물살 탄 모바일 결제, 카드업은 기회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공개하면서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간 이렇다 할 서비스가 부재한 가운데 서로 눈치만 봤다면 삼성전자가 참여한 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평이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NH농협카드 등 '앱카드 협의체'에 속한 6개 카드사는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고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고, 협의체에 속하지 않은 하나·BC·우리카드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삼성페이가 시작되면 앱카드 사용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앱카드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앱에 등록해 온라인·모바일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다. 기존에는 오프라인 가맹점이 적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앱카드 발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곳이 한정돼 고객 불편이 많았다"며 "삼성페이가 시작되면 앱카드의 오프라인 사용이 확대돼 카드사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IT기업과 금융권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단말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로 금융업에 목적을 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정수 신한카드 미래사업본부장은 "'애플페이'가 서비스되고 있는 것을 두고 미국 은행과 카드사들이 애플에 주도권을 내준 것으로 보느냐"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IT기업들과 국내 카드업계도 본업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각자의 주력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상생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판 커지는 플랫폼 전쟁, PG시장은 경쟁 심화

다만 PG(지급결제대행업체) 시장은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시작돼도 당장 전체 모바일 결제시장이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PG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라는 막강한 업체가 직접 플랫폼을 제공하게 되는 거라 기존 업체는 물론 새로 참여하는 IT 업체 간에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