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가입 기간 줄어든 '서민형 재형저축' 이달 나온다

/사진=김지영 디자이너

서민층과 고졸 중소기업 재직 청년들의 재산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서민형 재형저축(근로자재형저축)' 상품이 이달 안에 출시된다. 연 3∼4%대 금리에도 '찬밥' 신세를 받아온 재형저축의 대안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재형저축(재산형성저축)의 의무가입 기간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조만간 확정·공포한다. 시행규칙이 공포되면 시중은행은 관련 상품을 설계해 이르면 이달 안에는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재형저축이 7년을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이자소득세 14% 면제)을 줬지만, 서민형 재형저축은 이 조건을 3년으로 줄였다. 가입대상은 총 급여 2500만 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금액 1600만 원 이하 사업자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이하이고 가입일 현재 연령이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자도 가입할 수 있다. 군복무 대상자인 경우 복무 기간을 최대 6년까지 인정해 35세 이하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학을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자는 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시중은행들이 상품출시 등을 위한 논의를 거의 끝낸 상태"라면서 "관련 전산 개발 등의 준비를 끝내고 이달 24일부터 은행별로 순차적으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재형저축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상황에서 의무가입 기간 등이 줄어든 서민형 재형저축이 금융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봤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3년 3월 6일 18년 만에 다시 출시된 재형저축의 계좌 수(펀드 포함, 활동 계좌 기준)는 그해 6월 말 183만865계좌로 고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출시 초기 두 달 만에 약 173만계좌가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156만8604계좌(1월 말 기준)로 쪼그라들었다. 세제혜택 조건이 7년에 달하는 부담과 저금리 기조로 변동금리 상품의 해지가 급증한 까닭이다.

서민형 재형저축 상품 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은행권의 재형저축(혼합형) 금리(연 3.1∼4.4%)와 비슷하게 형성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민형 재형저축의 장점은 짧은 기간과 비과세 혜택"이라면서 "가입대상이 한정적이지만 사회초년생 등의 금융소비자는 상품 가입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형저축이 '서민형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비과세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의 인기가 시들한 이유는 까다로운 가입조건과 긴 의무가입 기간 때문"이라면서 "재형저축 활성화를 위해선 가입기간 완화나 소득공제 등 추가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