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까지 영향미친 中 다큐 '돔 지붕 아래서'

차이징 전 CCTV 앵커가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돔 아래서’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의 대기오염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전직 TV앵커가 만든 '돔 지붕 아래서'라는 다큐멘터리가 중국은 물론 한국증시에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한 것도 이 프로그램의 영향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OCI (92,900원 ▲900 +0.98%)를 비롯해 신성솔라에너지 (2,230원 ▲75 +3.48%), SK솔믹스, 웅진에너지 (52원 ▼33 -38.8%), 일진파워 (11,650원 ▲590 +5.33%) 등 주요 태양광 업체들의 주가는 지난 2월말 대비 5~15% 가량 올랐다.

9만8000원이었던 OCI는 이날 종가기준 11만4000원으로 15% 넘게 올랐고 SKC 솔믹스는 10% 가량 상승했으며 웅진에너지는 상승률이 20%에 달했다. 이 밖에 유니슨,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 동국S&C, 포메탈 등 풍력발전 설비관련 기업들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조짐을 보이며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으나, 이 보다는 중국에서 불거진 대기오염 이슈가 보다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비롯해 북해산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은 최근 1주일간 가격변동폭이 2~4%에 불과했다. 더욱이 국제유가는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 '돔 지붕 아래서'라는 다큐멘터리는 고질적인 대기오염으로 고심하고 있는 중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대기의 질 개선 문제 이슈에 불을 붙인 상태다.

이 다큐멘터리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스타 앵커 출신인 차이징이 제작한 것이다. 그의 딸은 종양을 안고 태어나 출생 직후 큰 수술을 받았는데 차이징은 종양의 원인이 스모그에 있다고 판단, 1년간 자기돈 100만위안(원화 1억7500만원)을 들여 중국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돔 지붕 아래서'는 지난달 28일 정오 인터넷에 공개됐고, 하루만에 1억뷰를 넘어서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해 각 언론매체가 차이징을 인터뷰하는 등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의 환경문제는 이달 2일 개막한 중국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주요의제로 등장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포기했던 '환경'문제에 중국정부도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후강퉁 기업 가운데 태양광과 LED조명 수혜주로 꼽히는 임양전자 주가는 2월말 대비 10% 가량 올랐고 LED,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삼안광전은 6% 가량 상승했다. 이 밖에 과달청정에너지, 무한홀딩스 등 환경관련 후강퉁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첫 거래일 후강퉁 주가상승 상위종목은 대부분 환경관련 테마주가 차지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31개 모든 지방 양회에서 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전국양회에서도 이 문제가 심도 깊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이번 다큐멘터리로 조성된 사회적 관심을 토대로 중국이 대기개선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침체에 빠진 국내 태양광업체와 풍력기업들에게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양광, 풍력업체들의 주가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의 특성상 해외보다는 자국기업에 정책수혜가 돌아가는 쪽으로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고, 실행까지 적잖은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다.

태양광 전지 모듈생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는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서플라이 체인에서 세계 1~3위를 차지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며 "중국의 여건상 환경보호에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오염물질 배출축소이기 때문에 태양광 산업이 바로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