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1분기 소프트패치 국면 지날 듯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사진=머니투데이DB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한파 및 서부항만 사태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회복 강도는 둔화되고 있다.


3월 연준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연초 미국 경기는 대부분 지역에서 '보통'(modest)에서 '완만한'(moderate)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올해 1월 초부터 2월 중순까지 자동차판매 및 소비지출이 증가한 가운데 아직 주택경기가 크게 개선되고 있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 가계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였다. 고용과 관련하여 임금상승 압력 역시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산업 군에서 고용이 안정적이거나 확장되었다는 평가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저유가 상황과 관련해 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에 일조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에너지 생산업체들의 자본지출의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에너지 관련 업종의 고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데에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밖에도 미국 서부 항만의 노사분규로 인해 중서부 지역 무역업체의 농산물 수출을 비롯해 서플 체인의 공급 차질 등도 일시적으로 제조업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3월 초에 기 발표된 2월 ISM제조업지수가 13개월 래 최저 수준인 52.9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기록한 점도 유가 하락 이외에 서부 항만의 수출입 부진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보여진다. 연말 이후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고, 지난해 4분기 중 축적된 재고의 조정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미국 경기는 1분기 중 소프트패치 국면을 지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해 보인다.

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 혹은 기조라고 본다면, 단기적인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는 주식시장에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2월 중 재닛 옐런 연준의장의 의회 증언을 통해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강조되었다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힌트는 올해 안에 금리인상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과 '금리인상에 대한 인내심 유지' 문구가 3월 FOMC회의를 통해 삭제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그것이 곧바로 6월(인내심 문구 삭제 이후 한 두 차례 회의 이후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포워드 가이던스를 고려) 인상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연준의 물가전망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저유가와 달러화 강세 조합이 단기적으로 미국 경기에 부담이 되는 한편,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6월보다는 9월로 지연될 것이라는 컨센서스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말에 발표되는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23만명)를 하회하거나, 뚜렷한 임금상승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역시 3월 FOMC회의에 대한 부담감을 다소 완화시켜줄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은 3월 ECB의 QE 시행과 더불어 유동성 모멘텀을 지지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