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바뀐 통상임금 따라 육아휴직급여 더 줘야"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과거 지급된 육아휴직급여가 바뀐 통상임금 산정 기준과 비교해 차이가 있고 청구권 소멸시효인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급여를 다시 신청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한 공단 직원 A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장을 상대로 "육아휴직급여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2011년 5월부터 1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급여로 795만원을 받은 A씨는 이후 지난해 4월 육아휴직 급여를 다시 신청했다. 바뀐 통상임금 기준에 따라 상여금과 장기근속수당, 급식보조비 등을 포함해 계산하면 자신이 이미 받은 금액이 더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노동청이 "이 신청은 고용노동법에서 정한 '이의가 있을 경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를 청구해야 한다'는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하자 A씨는 같은 해 1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육아휴직급여를 주지 않기로 한 처분에 대해 불복기간이 지났지만 고용노동법이 정한 '육아휴직이 끝난 시점으로부터 3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의 신청은 종전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육아휴직급여 신청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노동청이 이의신청이라고 전제하고 반려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2012년 3월 "정기적이고 일률적인 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린 뒤 각 회사들이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바뀐 통상임금 기준을 적용한 육아휴직급여를 받으려는 이들의 소송이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