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美 대사 피습사건 특별수사팀' 구성…김기종 구속영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5일 조찬 강연장에서 괴한의 공격 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 사진=오세중 기자

검찰이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사건을 수사할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는 한편 용의자로 체포된 김기종씨(55)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6일 이상호 2차장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주한 미국 대사 피습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수사지휘반과 수사지원반으로 구성된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되면 백재명 공안1부장을 수사반장으로 하는 수사지휘반을 수사반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송치 전에는 역할을 분담해 신속하게 수사를 지휘하겠다"고 말했다.

수사지원반은 강력부와 첨단범죄수사부, 공공형사수사부 검사들로 구성되고 반장은 이문한 공공형사수사부장이 맡는다. 범행 동기와 배후, 공소유지 등 필요사항에 대해 인터넷 범죄수사센터의 지원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날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과거 이적단체에서 활동하는 등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김씨의 범행 동기를 수사하며 (국보법을 적용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할지에 대해서는 "테러의 의미는 정치적, 이념적, 사회적인 목적을 가지고 주요 시설을 파괴하거나 인물을 살해하는 등의 행위"라며 "현재까진 전쟁 반대라는 이념적, 정치적 부분이 드러났기 때문에 여러 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내역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6년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한 남성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법원은 박 대통령을 공격한 남성이 쓴 칼이 살인무기로 보기에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반면 김씨가 사용한 칼은 크기 등을 고려할 때 살상용으로 쓸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신촌 세브란스 병원 측은 흉터가 자칫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전 7시42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현장에서 검거됐다.

리퍼트 대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하는 조찬 강연회에 참석했다 변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 길이 11cm, 깊이 3cm가 찔리는 등 부상을 입어 약 80여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