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연일 최고치, 중소형주 펀드매니저의 선택은

코스닥이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600선을 돌파한데 이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6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4.41포인트(0.70%) 오른 635.84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연초대비 상승률은 17%에 달하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중소형주가 선전하면서 올들어 중형주는 9%, 소형주는 13% 올랐다. 반면 대형주는 4% 오르는데 그쳤다.

이처럼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가 가파르게 속도를 내면서 시장에서는 '환호'와 함께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은 장기적으로는 중소형주의 상승이 유효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지만 단기적으로 속도조절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홍정모 NH-CA자산운용 과장, 이하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과장, 최예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과장

◇바이오·게임 단기 차익실현..IT부품 '관심'=이달들어 6일까지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은 셀트리온 (177,400원 ▼2,100 -1.17%)을 106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팔았다. 다음카카오 (47,400원 ▼700 -1.46%)(88억원), 차바이오텍 (17,010원 ▼180 -1.05%)(277억원), 씨젠 (21,900원 ▼300 -1.35%)(257억원), 게임빌 (29,850원 ▼1,050 -3.40%)(210억원), KT뮤직 (3,120원 ▲35 +1.13%)(196억원), 위메이드 (45,950원 ▼1,500 -3.16%)(190억원) 등도 매도 상위 종목에 올라오는 등 바이오, 게임주에 대한 매도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이하윤 과장은 "연초이후 수익률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바이오, 헬스케어, 게임, 엔터주에 대해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4분기 실적을 보면서 턴어라운드 하는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 펀드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새내기 펀드지만 연초이후로는 12.87%, 설정이후로는 35.46%의 높은 성과를 내며 중소형주 펀드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장은 "최근 소외받았던 업종가운데 공작기계, 모터제조업체 등 기계관련주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IT부품주들의 주가도 신저가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홍정모 과장도 IT부품주에 주목하고 있다. 이 펀드도 연초이후 12.94%의 수익으로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최상위권 성과를 내고 있다. 홍 과장은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갤럭시S6의 반응이 좋게 나오면서 코스닥 IT부품주에 대한 분위기도 좋다"며 "반도체를 좋게 생각하지만 삼성전자를 사는 대신 코스닥에 있는 소재나 장비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대형주 비중 높여..정유·화학 주목=최근 유가증권 시장의 분위기도 개선되면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은 대형주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도 한다. 펀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중소형주 펀드들은 대개 중소형주 비중을 70% 이상 담아야 하고 대형주는 30%까지 편입할 수 있다.

홍 과장은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고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호재가 겹치면서 3~4월 대형주들이 반등하는 장이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피 중소형주들이 눌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들은 대형주 가운데 정유·화학주를 선호하고 있다. 홍 과장은 "LG화학 (373,000원 ▼8,500 -2.23%), 롯데케미칼 (100,400원 ▲300 +0.30%) 등 순수화학 업체가 아니라 IT에 접목되는 등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는 화학업체들을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를 운용하는 최예열 과장은 대형주를 장기보유한다는 관점보다는 단기매매 관점에서 접근해 최근 정유주를 담았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는 연초이후 16.61%, 최근 1년과 2년 수익률이 각각 35.57%와 58.62%를 기록하며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가장 성과가 좋다.

최 과장은 "정유주는 그간 실적이 부진하면서 주가가 크게 빠졌다"며 "급락하던 유가가 반등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잦아들었다고 판단하고 있고 정유주도 실적 안정성을 어느정도 되찾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상승은 글로벌 트랜드"=펀드매니저들은 글로벌 저성장·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장기 관점으로 봤을 때 중소형주의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이 과장은 "코스닥을 포함한 중소형주 랠리가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동안은 계속 이어질거라고 본다"며 "전세계 증시를 보면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소재, 산업재가 아니라 바이오, 신기술 분야이기 때문에 글로벌 증시의 상승 트렌드에 맞춰 우리나라도 코스닥, 중소형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과장도 "중소형주의 단기적인 속도가 빨랐던 것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할 뿐 글로벌 저성장·저금리 국면을 생각한다면 중소형주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며 "저성장·저금리에 더해 노령화 컨셉으로 기업을 편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과 최 과장은 공통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바이오, 헬스케어, 인터넷, 건자재에 대한 투자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할 것"이라며 "이들 종목은 테마에서 이제는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