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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 쓰러뜨린 디지털 혁명…라이카가 웃는 이유는?

[김신회의 터닝포인트]<55>라이카, 복고-디지털 조합 유리한 틈새시장 개척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5.03.16 10:58|조회 : 1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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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라이카 M-P 에디션 사파리./사진=라이카 웹사이트
라이카 M-P 에디션 사파리./사진=라이카 웹사이트
1990년대 후반 본격화한 디지털혁명은 변화에 둔감한 기업들을 하나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필름의 대명사'였던 미국의 이스트만코닥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필름사업이 위축될까봐 주저하다가 일본 후발업체들에 밀려 무너졌다. 즉석카메라 시장을 선도했던 폴라로이드도 마찬가지다. 폴라로이드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이나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즉석카메라는 이제 생산도 하지 않는다.

코닥과 폴라로이드를 사지로 몰아넣은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이제 스마트폰에 위협당하는 처지가 됐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의 기술이 갈수록 좋아지면서 매출이 쪼그라든 탓이다.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차별성을 강조하며 기술 개발에 열심이지만 스마트폰에 빼앗긴 수요는 좀처럼 회복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런 상황에서도 독일 고급 카메라 회사 라이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라이카는 1914년 휴대할 수 있는 35mm 필름 카메라를 처음 개발했다. 1차 세계대전 등으로 제품 출시를 미루다가 십년 뒤에 선보인 '라이카Ⅰ'과 후속 모델은 요즘 디지털 기기들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존 카메라보다 튼튼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라이카의 카메라는 해상도가 높은 필름으로 더 빨리 사진을 찍게 해줬다. 특히 1954년 선보인 'M3'은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덕분에 1960년대에 라이카는 요즘 애플의 아이폰에 버금가는 문화 아이콘이 됐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2010년 '아이폰4'를 소개하며 라이카의 옛 카메라처럼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 보도사진 통신사인 매그넘을 설립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와 같은 전설적인 사진가들도 라이카의 열렬한 팬이었다. 라이카는 이들이 주도한 '포토저널리즘'의 도구로 다수의 퓰리처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라이카도 디지털혁명의 역풍은 피해갈 수 없었다. 1990년대 디지털사진이 제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라이카도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지만 정교한 광학기술로 만든 아날로그 기기를 디지털카메라로 만드는 작업은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가 10년 전에는 파산 직전까지 가는 위기에 몰렸다.

당시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안드레아스 카우프만 현 회장이다. 독일 녹색당 공동 설립자 가운데 하나인 카우프만은 2004년 라이카의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가 아예 회사를 인수했다. 잠재력 큰 브랜드의 파산을 막기 위해서였다. 카우프만 회장의 투자로 라이카는 2006년 'M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디지털 카메라인 'M8'을 선보일 수 있었다. 1954년 'M3'을 내놓은 지 52년 만의 대변화였다.

라이카는 2011년 흑자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같은 해 라이카 지분 44%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블랙스톤은 라이카의 제품 우수성과 혁신에 대한 명성이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라이카의 매출은 줄곧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끝난 2013회계연도 매출은 3억3700만유로(약 4039억원)로 2011년 이후 35%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닥보다 39년 빠른 1849년 설립된 라이카가 디지털혁명의 풍파를 이겨낸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틈새시장을 개척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복고풍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절묘한 조합이 경쟁사가 엄두를 낼 수 없는 틈새를 만들어냈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M8'을 비롯한 라이카의 'M 시리즈' 디지털 카메라는 기존 필름 카메라의 렌즈를 끼울 수 있는 과거와의 접점이 남아있다. 또 라이카는 지난해 35mm 필름 카메라 개발 10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만든 디지털카메라의 몸체에서 디스플레이를 없애고 옛날식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보게 만들었다. 가격이 1만5000유로(약 1798만원)나 됐지만 인기리에 팔렸다.

매그넘 소속 사진작가인 콘스탄틴 마노스는 "라이카는 최신 기술을 따라가지만 과거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복고 카메라에 대한 라이카의 애착은 그동안 쌓아올린 정밀광학기술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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