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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국의 착각과 중국

장윤옥의 창 테크 M 장윤옥 부국장 |입력 : 2015.03.17 07:43|조회 : 1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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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옥 머니투데이 테크엠 편집장
장윤옥 머니투데이 테크엠 편집장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자인 오라클은 매년 미국 본사에서 열던 최대 행사, ‘오픈월드’를 2002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했다. 중국이 새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판단, 행사 장소를 아예 중국 한복판으로 옮긴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오라클의 중요한 고객사가 많았던 터라, 래리 앨리슨 회장은 우리나라 기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패기 넘치게 물었다. 중국이 한국을 언제쯤 따라잡을 것 같으냐고. 그 질문을 들은 래리 엘리슨 회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고, 머지않아 미국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국 기자들 앞이라는 걸 의식해서인지 표현은 좀 더 완곡했지만, “정신 차려! 중국은 벌써 너희를 추월한지 오래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아무도 중국이 한국을 언제 따라잡을지 묻지 않는다. 이미 중국이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멀미가 날 정도로 빠른 중국의 약진 속에 우리 기업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조차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두려운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들은 이제 자국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에서 직접 승부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16일 독일에서 개막한 세빗(Cebit) 2015에서 중국을 동반 국가로 선정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제조 강국 독일은 이번 행사를 중국과의 협력을 굳건히 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알리바바의 마윈이 기조연설자로 나섰고 화웨이, 샤오미 등 600여 중국기업이 참여해 기술력을 뽐낸다.

이웃이 쪼들리고 궁핍한 것은 부담이지만, 너무 강하고 부유해지면 위협이 되는 법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강한 이웃, 중국을 상대해야 할지 모른다. 더구나 지금은 돈 많은 이웃이 그동안 우리가 팔았던 제품을 팔겠다며 매장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거기다 이웃과의 거래도 많아져 이웃이 이사를 간다면 당장 먹고살 일이 막막한 실정이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비해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전략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업종이나 규모별로 적절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는 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기껏해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분발을 촉구하거나 중국의 우리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정도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길 응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몇몇 대표기업이 성공한다고 저절로 우리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10년전 오라클 회장 같은 진단을 한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 진단을 래리 엘리슨만큼 절박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깊은 고민을 한 사람은 더 적었다. 그래서 가까운 이웃나라임에도 아직도 유행하는 제품이나 시장 특성, 기업 등 기초자료조차 부족한 게 현실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시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지 못했다. 중국이 인터넷과 제조분야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우리 기업에게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중국과 어떻게 협력하고 어떻게 역할분담할지 답을 내놓지 못하면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영영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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