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식수 적은 숨은 자산株 '관심집중'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서 자산규모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미 보유한 자산 규모가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종목의 경우 주가 급락 가능성이 낮은데다 실적 개선 혹은 보유자산 매각 등 호재에 따라 주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26일 증시에서 대표적인 우량 자산주로 꼽히는 이화산업 (14,310원 ▲20 +0.14%)은 전일대비 1250원(3.92%) 오른 3만3150원에 장을 마쳤다. 이화산업은 최근 증시에서 자산주로 주목받으며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는 2배 이상 올랐다. 올해 1만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어느새 3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1908억원으로 26일 기준 시가총액(928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 이하다.

특히 이화산업은 연결기준 투자부동산으로만 2036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상승한 공시지가를 반영할 경우 이 수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화산업의 종속기업인 영화기업은 서울 중구, 용산구, 종로구, 강남구, 서초구, 인천 계양구 등에 토지 및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만 팔아도 시가총액의 몇 배나 되는 금액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4월 결산법인 이화산업은 지난해 3분기(4월~12월) 누적 영업이익이 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배 증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염료 및 유무기화학품상품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이화산업은 그동안 수익성으로는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최근 자회사와 함께 실적 향상에 주력하며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시멘트 포장재 및 부동산 임대 사업을 영위하는 원림 (19,130원 0.00%)도 주목할 만한 자산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968억원으로 시가총액 511억원을 두 배 가까이 웃돈다. 더구나 원림 역시 토지와 건물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장부가액과 공시지가 간 차이 만큼 추가적인 자산 상승 요인을 확보하고 있다. 원림 역시 최근 자산가치가 주목받으며 올해 들어 주가가 30%가량 상승했다.

이화산업, 원림과 달리 최근 주가 흐름은 좋지 않지만 삼보판지 (10,290원 ▲90 +0.88%)도 숨은 자산기업으로 꼽힌다. 삼보판지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3258억원으로 시총보다 3배 가까이 크다. 삼보판지는 지난 4일 재무건정성 확보를 위해 경기 부천에 보유한 토지를 431억원에 에스비개발프로젝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화산업, 원림, 삼보판지는 자산기업이라는 공통점 외에 최대주주 보유지분율이 높은 종목이라는 점도 일치한다.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이화산업이 72.53%, 원림이 61.61%, 삼보판지가 63.06%다. 유통주식수가 적은 많큼 하루 거래량도 비교적 많지 않다. 원림의 경우 26일 거래량이 2920주, 총 거래대금이 6700만원에 그쳤다.

한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화산업을 비롯한 자산주의 경우 자산재평가를 한 지 오래된 기업이 많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에 대한 실제 가치는 장부가액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며 "최근 들어 자산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자산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실적 개선 추세도 같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