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 "취업 도움 된다면 무급 감수하겠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입사나 이직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라면 저임금이나 무급 일자리를 감수하겠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머니투데이 취업뉴스사이트 잡드림(www.jobdreambiz.co.kr)이 오는 9일부터 24일까지 취업준비생·직장인 206명을 대상으로 '향후 저임금·무급을 조건으로 인턴이나 단기 일자리에서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53%(150명)가 '있다'고 답했다.

저임금 임시 일자리나 무급인턴을 감수하겠다는 이유로는 △관련 분야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56.5%, 100명) △이력서에 스펙 한 줄을 추가할 수 있어서(20.9%, 37명) △경력 공백을 없앨 수 있어서(18.08%, 32명) △인맥을 쌓기 위해(4.52%, 8명) 등이 있었다.

저임금이나 무급노동을 감수했거나 감수할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경험했거나 허용할 수 있는 임금수준으로는 법정근로시간 근무기준(주당 40시간) 월 100만원을 꼽은 응답자가 36.27%(7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저임금(시급 5580원)이 26.94%(52명)로 2위, 월 70만원이 14.51%(28명)로 3위, 월 50만원이 11.92%(23명)로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제 저임금이나 무급노동을 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저임금이나 인턴 일자리에서 교육-노동비율 인지도는 25.7 대 74.3을 나타냈다.

이는 인턴 활동을 전체 100이라고 봤을 때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적으로 25.7에 불과했고, 74.3는 노동으로 봐야할 활동이라는 뜻이다.

청년유니온·서울특별시 청년허브가 공동 기획해 지난 18일 발표한 '청년 과도기 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33명 중 60.1%가 85만원 이하 월 급여를 받고 근무했으며 49.36%는 60만원 이하, 22.3%는 무급으로 일했다.

이들이 일한 일자리 중 65.7%는 인턴 교육프로그램이 없었으며 35.2%는 인턴을 담당하는 직원이 없었다. 73%는 채용과 연계되지 않았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스펙과 경력에 대한 기업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인턴 · 수습 · 실습 등의 명목으로 '과도기 노동'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들은 학생(교육생) 신분도, 노동자 신분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서 제도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