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영업정지 시행일, '갤럭시S6' 흥행 가른다

26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고 SKT 관련 36개 유통점의 지원금 과다 지급 등 단말기 유통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안을 의결했다. 2015.3.26/뉴스1

"하필 이 때...."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에 대한 행정처분이 이동통신 시장에 미칠 파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화제작 '삼성 갤럭시S6' 출시가 내달 10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1월1일부터 31일까지 SK텔레콤 유통점 38개의 가입자 2960건을 조사한 결과 2050명에게 페이백 등의 방법으로 평균 22만8000원의 보조금을 편법 지급했다며 SK텔레콤에게 영업정지(신규모집금지) 7일에 과징금 235억원을 부과했다. 다만, 형사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이래 이동통신 3사나 복수 사업자 동시 영업정지 처분은 있었지만, 특정사업자만 단독으로 영업정지 제재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 영업정지의 경우, 경쟁사들의 공세에 자연 감소분까지 겹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현재 시장에 미칠 가장 큰 변수는 영업정지 시행일이다. 공교롭게 내달 10일 스마트폰 시장 최대 기대작인 '갤럭시S6' 출시가 예정돼 있어서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방통위는 시장에 미칠 파장과 이용자 불편 등을 감안해 영업정지 시행일 결정을 다음 전체회의로 미뤘다.


만약 방통위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시행일이 갤럭시S6 출시시점과 맞물려 정할 경우, SK텔레콤은 상반기 최대 빅 세일 기간에 홀로 발목이 붙잡혀 막대한 영업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기변경만 가능하고,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이 금지된 일주일간 SK텔레콤의 가입자를 빼앗기 위한 경쟁사들의 대대적인 영업 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의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경쟁사의 감시로 과거처럼 불법 보조금을 활용한 마케팅은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보조금 지원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 총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SK텔레콤은 45만 부실회선 일제 정리방침에 따라 지난 2월 기준 가입자 점유율(알뜰폰 포함)이 46.6%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밑돈 건 13년만의 처음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6 국내 판매 전략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마트폰 출시 사이클에 따라 신제품 출시 몇 주간의 판매량과 소비자 반응이 흥행 롱런 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돼 왔기 때문. 하필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통신사의 발목이 붙잡히면서 초기 마케팅 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가 영업정지 출시 이전에 영업정지 시행을 정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SK텔레콤의 영업 전략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다. 내달 1일부터 이동통신 3사가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하기 때문. 방통위가 '사전 예약판매'를 가입자 모집행위로 볼 여지는 충분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방통위가 영업정지 시행일을 '갤럭시S6' 출시시점과 동떨어져 아예 몇개월 뒤로 정할 수 있다. 선례도 있다. 지난해 초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 지급행위를 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제재를 내리면서 시행일을 하반기로 미뤄 시행한 바 있다. 당시 이동통신 3사의 장기 영업정지로 유통상인들과 이용자들에게 적잖은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