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리미엄 의료기기 공략통했나" 메디슨 실적개선 뚜렷

/사진제공=삼성

삼성메디슨이 지난해 프리미엄 의료기기 신제품을 내놓으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중남미 등 해외시장의 판로가 확대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29일 삼성메디슨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의 지난해 매출액은 2847억원으로 전년(2500억)에 비해 14% 증가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도 35억원으로 전년(9억5000만원)보다 266% 급증했다.


전체 의료기기 시장 규모에 비해 절대적인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간의 실적 부진을 떨쳐내고 재도약에 나선 신호탄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 출시된 초음파 진단기기 'WS80A'와 'RS80A'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조수인 삼성메디슨 사장은 지난해 이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중저가 산부인과용 초음파 진단기기 제품만 만들다가 프리미엄급 산부인과용(WS80A)과 영상의학과용(RS80A)을 함께 내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들 제품을 통해 매출을 많이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RS80A 출시를 계기로 기존에 혼재됐던 삼성메디슨 브랜드를 '삼성'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기존에 삼성이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키 위해서다.


해외시장에서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은 2357억원으로 전년(2249억원)에 비해 약 5% 늘었다.

특히 중남미 지역의 경우 지난해 28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에 비해 116% 급성장한 것이다. 또 의료기기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도 지난해 5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보다 38% 뛰었다.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선 기존의 실속형 제품군으로, 유럽 등 기존 글로벌 경쟁사들의 텃밭에선 새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원화해 공략한 전략이 통한 셈이다.

삼성전자 해외법인과 중복 업무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유럽과 중국·인도에 있던 삼성메디슨 해외법인 3곳도 지난해 정리했다. 최근 임원 인사도 단행해 조직쇄신도 진행했다.

홍인국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프랑스법인 관리담당(상무)이 삼성메디슨 지원팀장(사내이사)으로 선임됐고, 강종문 전 삼성메디슨 지원팀장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지원팀장(삼성메디슨 기타 비상무 이사)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만 아직 삼성메디슨이 풀어야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2020년까지 연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평균 5~6% 가량 성장하는 유망 시장으로, 2013년 기준 세계 의료 시장 규모는 약 3284억달러(약 360조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른바 'GPS'라 불리는 GE·필립스·지멘스 등의 의료기기 강자들이 시장의 80% 가까이를 독차지하는 데 비해 삼성의 입지는 여전히 좁다. 삼성메디슨의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 점유율은 3.8%(2013년 기준)다. 삼성은 대외적으로 "의료기기사업을 길게 보고 키워갈 것"이란 입장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해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합병해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지난달 말 장고 끝에 보류했다.

조 사장은 "합병 재검토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떤 방식으로든 의료기기 부문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필요한 기술력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의료기기 분야 M&A도 계속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