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당국, "여객기 추락시킨 부조종사는 28세"(종합)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프랑스 검찰이 20대 후반인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부조종사가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르세이유 검찰청의 브리스 로뱅 검사는 26일(현지시간) 사고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거한 조종간 음성녹음장치를 확인한 결과 저먼윙스의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추락시키려는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조종석 음성 기록 장치'(CVR)에서 두 조종사는 처음 20분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당국은 밝혔다. 두 조종사는 "매우 매끄럽고 매우 좋다"는 대화를 나눈다.

로뱅은 그러나 "이후 부조종사가 조종석에 혼자 남자 비행기를 급강하시켰다"면서 "그것은 고의로만 가능했다"고 밝혔다.

전날 프랑스 항공조사국(BEA)도 여객기가 공중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며 항공기 내부의 기압이 떨어지는 감압 때문도 아닌 것으로 봤다.

로뱅 검사는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부조종사가 고의로 조종사를 나가게 하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으며 비행기가 하강하도록 버튼을 눌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는 "(조종실 밖에 있던) 남자가 가볍게 문을 두드렸지만 대답이 없었다"며 "이후 그가 문을 더 세게 두드렸는데도 아무 답이 없었다. (CVR에서) 그가 문을 부수려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부조종사는 숨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으로 봐서 비행기 추락 전까지 살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로뱅 검사는 추정했다. 또 부조종사는 조종석에 혼자 남은 뒤부터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로뱅은 덧붙였다.

그러나 녹음된 자료만으로는 왜 한 명의 조종사가 밖으로 나가고 왜 다시 들어오지 못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루프트한자의 홍보용 동영상에 따르면 9·11테러 이후 조종실 밖에서 코드를 입력하면 문을 열 수 있지만 조종실 안에서 코드 시스템을 막을 수도 있다.

또 로뱅은 "추락 당시 프랑스 관제탑이 '메이데이'라는 조난신호를 받지 못했으며 마지막 순간 직전에 탑승객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독일인 부기장의 이름은 안드레아스 루비츠(28)이며 테러리스트 목록에는 없었다고 로뱅 검사는 밝혔다. 또 이번 추락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 기자가 루비츠의 종교를 물었지만 그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루비츠의 지인은 그가 저먼윙스 입사에 만족했으며 조용한 편이지만 사교적인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가을 당시에는 우울해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프랑스 당국은 "이것이 완전한 결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내무부와 국방부도 이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여객기 추락이 사고가 아닐 수 있다는 당국의 발표에 저먼윙스의 모회사인 루프트한자의 대변인은 "당국의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사고의 원인에 대한 추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루프트한자는 조종사가 6000시간 이상을 비행했으며 부조종사 루비츠는 2013년 9월에 저먼윙스에 합류한 후 630시간을 비행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검찰 관계자는 "우리는 왜 둘 중 한 명이 밖으로 나갔는지 모른다"며 "하지만 확실한 것은 비행 마지막에 조종사 한명만이 남아있었으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독일 당국은 희생자 시신을 항공편으로 운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승객과 승무원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가던 저먼윙스 9525편 A320 여객기는 24일(현지시각) 고도 3만8000피트 상공에서 8분 만에 5000피트로 급강하한 뒤 추락했다. 추락 당시 기상상태는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