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폰파파라치 제도에 영업정지까지…이통시장은 여전히 '한겨울'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SK텔레콤에 대한 7일간 영업정지 제재가 결정되면서 이동통신시장이 한동안 얼어붙게 될 전망이다. 보조금 편법 지급에 대한 규제 기관의 단호한 메시지로 인해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튀는 행동'을 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

29일 이동통신업계 등은 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에 대한 영업정지 제재를 결정한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되면서 표면적으로 줄어든 보조금 경쟁이 더욱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단통법 2기 시대'를 맞은 셈이다.


방통위는 2050명에 페이백 등의 방법으로 평균 22만8000원의 보조금을 편법 지급했다며, SK텔레콤에게 영업정지(신규모집금지) 7일에 과징금 235억원을 부과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일주일 영업정지 기간이 다른 통신사에게 고객을 뺏어올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방통위가 과도한 보조금 마케팅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전한 탓에 경쟁사들이 인위적으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통법 이후 조용해진 시장 분위기가 더욱 지속되거나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루 2만건이 넘던 번호이동 건수는 이달 기준 1만5000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이번 영업정지 조치에 가장 난감한 곳은 삼성전자와 유통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작 보조금 과열경쟁을 일으킨 통신사들은 조용히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만 보고 단말기 제조사와 유통점, 이용자들만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유통점은 지난해 상반기 이동통신 3사 영업정지 당시와 같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지난해 영업정지에도 통신사는 마케팅 비용 절감이라는 반대 호재가 있었지만, 유통점들만 판매가 줄어 힘들었다"며 "오히려 강화된 파파라치 제도로 영업이 어려운 유통점만 줄폐업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점들은 강화된 파파라치 제도에 이어 영업정지까지 이어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특히 파파라치 제도의 경우 통신사 간 불법 사례를 무리하게 채증하도록 요구한다든지 허위로 증거를 만들어 신고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한다. 이 이사는 "동일 시점에 다른 지역에 있는 판매점에서 같은 내용으로 적발되더라도 판단 기준이 자의적이다 보니 다른 금액을 벌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방통위가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을 재논의하겠다고 한 다음주 월요일(30일)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10일 출시하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국내 흥행 성패에 영업정지 기간이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출시 초반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규가입을 받을 수 없게 되면 삼성전자도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 영업정지 기간이 늦춰질 수록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피해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