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하이스코와 합병… 해외 냉연사업 품는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 (30,850원 ▼550 -1.75%)과 현대하이스코 (57,600원 ▼1,700 -2.9%) 합병을 추진한다. 현대하이스코로부터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냉연 라인을 가져온 현대제철은 해외 냉연 생산라인 등을 추가로 얻게 되면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제품생산능력은 3000만톤(t)을 넘어서 글로벌 톱10 철강사로 우뚝 서는 동시에 매출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각각 다음 달 중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합병은 현대제철이 1고로를 가동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오다 이번에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알토란' 해외냉연 사업, 현대제철 품으로
합병은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는 지난 2013년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냉연사업본부를 가져오면서 이미 예견됐다. 당시 사업부 이전에서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냉연공장들은 제외 됐다.

이번 합병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현대제철이 해외 냉연공장들까지 경영하게 된다는 점이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미국과 중국, 슬로바키아, 인도, 체코, 러시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에 걸쳐 13개 냉연 가공공장(해외 스틸서비스)을 100% 자회사 형태로 거느리고 있다.


해외 스틸서비스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2조8345억원으로 현대하이스코 전체 매출 4조2143억원의 67%에 달한다. 영업이익의 경우 해외 스틸서비스 사업이 3066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3515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현대하이스코 해외 스틸서비스만 따로 떼어 현대제철에 넘겨줄지, 법인 전체를 흡수합병 시킬지를 저울질하다가 법인 간 합병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분할을 할 경우 현대하이스코가 강관사업을 통해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할 순 있어도 영업이익이 450억원대로 급격히 축소된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매출 21조 매머드급 철강사로 재탄생
지난해 각사 실적을 단순 합산하면 합병 법인의 매출은 21조원, 영업이익은 1조8500억원에 이르게 된다. 매출액 65조원에 영업이익 3조2100억원을 기록한 포스코에 이어 확고한 2위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글로벌 현대·기아차 판매가 증가하면 자동차용 강판 판매 실적이 고스란히 현대제철에 잡히면서 실적의 질이 한층 개선될 여지가 커졌다. 철강제품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견고했던 자동차용 냉연 강판 시장 효과가 더해져 영업이익률에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제품 생산능력은 세계 10위권 진입이 무난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3고로 가동으로 조강생산능력이 2400만톤에 이르고 있다. 이는 글로벌 11위로서 올해 현대하이스코 생산 목표인 377만톤을 더하면 냉연 제품 등을 모두 합산한 제품생산능력이 3000만톤에 육박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여기에 내년 준공을 목표로 당진제철소 내에 연산 100만톤 규모 특수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합병을 검토하긴 했지만 아직 확정짓지 않았다"며 "이사회 시기 역시 계획이 정해진 다음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