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총, '조양호 회장 퇴직금 50%↑' 원안 통과

대한항공 (20,750원 ▼50 -0.24%)은 27일 서울 강서구 사옥에서 조양호 회장과 지창훈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퇴직위로금 지급규정 변경 등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재무제표 승인은 지난해 개선된 영업실적 등으로 주주들의 만장일치 동의로 통과됐다. 한 주주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크게 개선됐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 측면이 더 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주주는 이어 "다만 걱정되는 것은 4년째 무배당인 상태"라며 "올해 이익창출로 모든 주주들이 배당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격려 차원으로 재무제표 승인을 원안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사선임 안건은 △조원태 부사장(사내이사) △이윤우 사외이사 △김승유 사외이사 등 3명의 중임 건과 △반장식 사외이사 신임 건으로 모두 원안 통과됐다.

조 사내이사는 조양호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사내이사 중임으로 그룹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감사위원 선임 건도 회사 측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을 논의할 때는 주총에 늦게 참석한 한 주주가 이미 통과된 안건 등을 두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 주주는 지난해 '땅콩회항'으로 논란이 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이야기를 언급하며 "몰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외이사가 반대나 이의제기 없이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사 보수를 절반만 쓰는 것을 조건으로 안건을 통과시키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승인된 이사 보수한도는 전기와 같은 50억원이다.

이 주주는 이후 개인적인 의견을 계속 피력하다가 다른 주주들의 반발을 듣고 발언을 멈췄다.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이 50% 늘어나는 내용으로 이목을 끈 '임원 퇴직금 및 퇴직위로급 지급규정 변경' 건도 이의 없이 원안 통과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지창훈 사장은 "재임 기간의 성과 등을 고려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임원의 업무 동기를 달성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재임기간 1년에 4개월분이었던 퇴직금은 1년에 6개월분으로 변경됐다. 조 회장의 연간 보수는 32억원 수준으로 예상 1년당 퇴직금은 16억원이다. 그는 1980년부터 35년 간 임원으로 재직중이다.

한편 지창훈 사장은 주총장에서 "올해 경영방침을 수익력 강화를 통한 모든 사업부문 흑자 및 성장기반 강화로 정하고, 매출액 12조4100억원과 영업이익 73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지 사장이 발언한 경영 구상 등을 연차 보고서에 자신의 명의로 밝혔지만 이날 주총 현장에서는 특별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을 위임받은 대리인을 포함해 모두 440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참여주주들의 의결권 있는 소유 주식 지분비율은 총 주식수의 64.8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