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미국의 버블 논란과 한국 증시

미국에서 제약주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주가 '버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증시 역시 이에 따른 영향으로 그동안 증시를 끌어올렸던 제약과 IT주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버블 논란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있다.

27일 오전 10시46분 현재 KRX바이오텍 지수는 전일 대비 0.03% 하락한 1991.53을 나타내고 있다. 전일 무려 4.24% 하락했지만 이날은 하락폭을 줄이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전일 2.36% 하락했던 KRX정보통신 지수도 전일대비 0.13% 하락한 1541.84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반등세를 보이며 우리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던 이들 업종의 하락은 미국 시장에서 제기되는 '버블 논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주와 IT주에 대한 버블 논란이 힘을 받으며 두 업종이 급락, 나스닥지수를 무려 2.4% 끌어내렸다. 이 같은 낙폭은 최근 1년래 최대치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밤인 26일에도 전일비 0.27% 내린 4863.36으로 마감했다. 수차례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약보합권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도 지수 하락의 중심에는 바이오젠 등 바이오주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3월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7.2% 급락했다. 올해도 같은 기간 6.9% 하락했다.


당시 급락의 배경에는 한파와 폭설로 인한 미국 GDP성장률 둔화세가 꼽혔다. 그러나 이면에는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실적 우려를 필두로 그 동안 시장을 이끌던 바이오섹터의 급락이 주요 원인이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월 25일부터 4월 14일까지 나스닥의 바이오테크 지수는 무려 21% 급락했다.

그런데 지난 23일 이후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신약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물론 암젠, 셀젠, 바이오젠 등 여타 바이오주들이 많게는 4%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가 2012년 이후 240%나 급등했다며 고평가 됐음을 지적하자 버블론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버블 논란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 분석한다. 버블 논란이 새로운게 아니라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이슈이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현재 버블논란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또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기업들의 신약 출시 시점이 올해 말이라는 점도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한다. 버블 논란의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시점도 하반기로 밀려 이슈를 길게 끌고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수가 동반 하락세인 S&P500의 경우 과거 장단기금리차의 역전현상과 함께 버블붕괴 현상이 나타나는데, 지난 2월 말 미국의 장단기금리차는 1.87%포인트로 아직 여유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미국 증시가 단기 이슈로 흔들린 것일 뿐 버블 붕괴로 3대 지수가 연이어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다.

같은 관점에서 미국의 버블 논란이 우리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동안 한국 증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장기 박스권이 시작됐던 2012년 이후 글로벌 증시 수익률을 살펴보면 일본 133.1%, 독일 102.5%, 나스닥 91.7% 인도 82.2% 등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사이 코스피는 11.8% 상승에 그쳤다"며 "미국 증시의 버블 논란이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