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산업' 제조업, 일하기 좋은 곳 어디?

국내 주요 제조화학 분야 기업 임직원들이 기업 만족도를 평가하는 조사에서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전기·전자·제어), ASML코리아(반도체·광학·LCD), 만앤휴멜코리아(기계·설비·자동차) 등 외국계 기업들이 업종별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 평가 플랫폼 잡플래닛이 지난 4월부터 1년간 국내 주요 제조·화학 분야 514개 기업에 대해 1만871명의 전현직 직원들이 평가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잡플래닛은 기업 임직원들이 직접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경영진 등 총 5개 영역으로 나눠 평가하고 장점과 단점 등 리뷰를 직접 남기는 기업 평가 소셜미디어다.

글로벌 전력기기업체인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는 업무와 삶의 균형에서 5점 만점 중 4.25점을 받으며 전기·전자·제어 업종 1위에 올랐다.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직원들은 자사에 대해 '국내에서는 소규모 형태의 기업이나 내실이 탄탄한 프랑스계 외국기업', '타 외국계 기업에 비해 업무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할 기회가 열려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에 대한 단점으로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나 그만큼 변화의 혁신에 대한 대응을 못하는 측면이 있다', '프랑스 본사 대응이 느려 회사의 성장이 느리다' 등을 꼽았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코리아 역시 총 만족도 4.2점으로 반도체·광학·LCD 업종에서 1위에 올랐다.

ASML코리아 직원들은 자사에 대해 '엔지니어 체질인 사람에겐 최고의 회사', '열정을 갖고 실력을 쌓는다면 충분히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곳',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전세계 반도체 회사들이 감히 건들 수 없는 '슈퍼 을' 등의 평가를 내렸다.

직원들은 회사의 단점으로는 '고객 대응 엔지니어는 주야 2교대지만 주 4일 근무니까 견딜 수 있다', '라인 안에서 방진복을 입고 일해야 한다', '남초 현상이 심각하다' 등을 꼽았다.

강원 원주 소재 만앤휴멜코리아는 기계·설비·자동차 업종에서 총 만족도 4.1점으로 1위에 올랐다. 만앤휴멜코리아 직원들은 장점으로는 "오후 5시30분에는 거의 퇴근한다. 차량 유류비 지원 등 여러 가지 복지혜택이나 자유복장, 이직하는 동료를 축하해주는 기업문화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기업 만족도 순위에서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휴롬, 삼보컴퓨터, 휴맥스 등이 있었다.

전기·전자·제어 업종에서 2위에 오른 국내 기업 삼보컴퓨터도 업무와 삶의 균형에서 4.4점을 받았다. 직원들이 남긴 리뷰에는 "비록 지금은 인지도가낮아졌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기업이고 정시퇴근을 할 수 있다', '동료 간 신뢰가 있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등의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다.

IMC그룹에 인수돼 외국계 기업이 된 금속 절삭기계 제조업체 대구텍도 업무와 삶의 균형에서 4.4점을 받아 기계·설비·자동차 분야 2위 기업에 올랐다. 직원들은 이 기업에 대해 "꽤 괜찮은 연봉에 일과 삶 사이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평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센트랄은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부문에서 4.5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기계·설비·자동차 분야 3위 기업에 올랐다. 센트랄에 관해선 '중견 기업으로 성장 하고 있는 회사, '성장통을 겪지만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회사' 등의 기업 리뷰가 올라왔다.

윤신근 잡플래닛 대표는 "제조업의 경우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대부분 10위권 내 순위를 차지했다"며 "중견중소기업들이 이번 조사결과를 참고해 구성원들의 성장가능성이나 복지에 투자하고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는 시기가 앞당겨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