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참여'···'사드' 방정식 해법 찾기는 지금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윤병세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부터)이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제7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갖기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D)의 한반도 배치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주도의 AIIB 참여는 경제적 실익을 고려한 '필요적 조치'로 평가되지만 AIIB 참여와 사드배치 간 '패키지 딜' 논란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는 모두 정부 결정에 환영을 표했다.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AIIB 참여를 사드배치문제와 연계시켜선 안 된다"며 사드도입이 AIIB참여의 반대급부로 처리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 사드공론화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AIIB 가입은) 정부가 잘 판단한 것"이라면서 '사드 패키지 딜' 논란과 관련해서는 "두 문제를 연관시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AIIB 참여와 사드를 별개 문제로 다룬다는 입장이지만 미·중 패권경쟁에서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우리정부의 정책기조가 어차피 공식화된 만큼 사드배치는 어떤 형태로든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문제는 도입에 대한 찬반주장이 있고 도입의 경우 주한미군 '배치'와 한국군 '구매'라는 2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여당은 도입찬성, 야당은 도입반대 입장이지만 각론에서는 같은당 의원 간에도 차이를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도입에 대부분 찬성하면서도 구매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의원들이 있다. 야당에서는 도입 반대가 대세지만 일부 의원은 주한미군 배치는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한다.

안보와 실익(비용)의 문제가 여기서도 부딪치는 것인데, 주한미군에 배치하더라도 결국은 한국군 구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사드 배치를 위해서는 수만평의 공간이 필요해 주한미군 기지내 배치가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제2의 부지가 필요할 경우 사회적 합의라는 추가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정부의 결정으로 사드 방정식의 변수 가운데 하나였던 AIIB 참여 문제가 '상수'로 바뀌었지만 방정식을 풀어낼 해법에 대한 고민은 지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