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주민 주도로 행정이 적극 지원해야 성공"

한국도시재생학회는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창립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박성대

"도시재생사업이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빈건물이나 점포를 활용하는 방안과 예술가 유치에 주목해야 합니다."(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한국도시재생학회는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창립세미나를 개최했다.


김호철 도시재생학회장(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은 개회사에서 "국내·외적으로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하다"며 "전국에서 도시재생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그룹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윤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해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되고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기존의 지역개발사업과는 달리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여러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진행된 '도시재생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황 교수는 창원시 창동예술촌· 태백 탄광촌 등의 예를 들면서 도시재생사업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사업추진 필수요소로 △주민협의체 조직 △사업추진과 연계된 도시재생대학 설립 △빈건물·빈점포 활용 △예술가 유치 △사회적 경제 추구 △ 여러 부처 사업 연계 등을 꼽았다.

황 교수는 "행정 주도로 추진되는 도시재생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적극적인 지원하는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구 대구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지방도시 재생전략'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지방도시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자원과 역량이 미비하고 정부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자발적인 지방도시재생사업의 사례로 부산 감천 문화마을, 전주 한옥마을, 대구 근대골목투어 등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낮고 대부분의 지역이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지매입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의 인식개선 제고와 일반지역 재생사업 확대·예산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선 LH를 포함해 수도권 도시개발공사 사장들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영 LH 사장은 "도시재생사업의 하드웨어적인 요소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잘 융합돼야 한다"며 "수익이 높진 않겠지만 '한국형 도시재생 모델'이 제시되면 공공디벨로퍼로서 사업에 적극 참여해 국가경쟁력 상승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도시재생이 최근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면서도 "재생사업이라는 게 일종의 유행어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과거개발 형태를 답습하는지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앞으로 각 지역도시공사들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기존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의 균형있는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식 인천도시공사 사장도 "도시재생은 앞으로 대한민국 국토·도시개발을 이끌어 갈 원동력"이라며 "각계의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학회에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도시재생과 연관된 LH, SH공사,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들과 학계·건설업계 등에서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