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최악의 '자살비행'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유사 사례는?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스 A319기종의 모습. /자료=WINGS900.co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처럼 부조종사의 고의로 추락한 '자살비행'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자살비행'의 결과는 모두 참혹했다. 탑승객 전원은 대부분 사망했다. 150명이 사망한 이번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가 자살비행으로 결론내려질 경우 16년만에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자살비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27일 세계 항공사의 사고 통계를 집계하는 ASN(Aviation Safety Network)에 따르면 지난 수 십년 간 조종사의 고의로 항공기가 추락한 사례는 8건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자살비행은 2013년 11월29일 모잠비크에서 앙골라로 향하던 모잠비크 항공 소속 여객기 TM470편이 아프리카 남부의 나미비아에 추락한 사고다. 당시 탑승객 33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기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 동료 조종사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기장이 안에서 조종석 문을 잠근 후 여객기를 급강하시켜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악의 사고는 1999년에 발생했다. 1999년 10월31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에어 990기 추락 사고 역시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결론이 났다. 사고 여객기는 이륙 후 대서양 난터켓섬 인근에서 추락했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217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를 조사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슬람 교도인 부조종사 가밀 알 바토우티가 추락 직전 아랍어로 '신께 기도드린다'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녹음됐다"며 "기장이 조종석에서 나가자 그가 자동 비행장치를 꺼뜨렸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10월11일 보츠와나 항공 소속 조종사가 ATR-42 기종을 몰다 비행기를 추락시켰다. 사고로 조종사 1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7년 12월19일 104명의 사망자를 낸 실크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도 조종사의 고의로 조사됐다. 실크항공 185편은 자카르트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중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NTSB는 당시 조종사가 비행 기록장치를 끈 후 비행기를 일부러 추락시켰다고 발표했다.

1994년 8월21일에는 모로코항속 소속 항공기 ATR-42 조종사가 자동 조종 장치를 끄고 아프리카 북서부 아틀라스 산맥에 비행기를 충돌시켜 탑승객 44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러시아 공군 엔지니어가 쿠바 공군기를 훔쳐 비행한 후 비행기를 추락시켰다. 1979년에는 한 젊은 군 기술자가 해고된 직후 보고타 공항의 격납고에서 비행기를 훔쳐 달아나다 인근 주택가에 비행기를 추락시켜 4명이 죽었다.

1976년 러시아 조종사가 이혼한 후 비행기를 훔쳐 운항하다 전 아내가 살고 있는 노보시비르스크시에 급 추락해 1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한편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가던 저먼윙스 9525편 A320 여객기는 프랑스 알프스산맥 근처에서 급강하해 추락했다.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50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마르세이유 검찰청의 브리스 로뱅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거한 조종간 음성녹음장치를 확인한 결과 "저먼윙스의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28)가 의도적으로 추락시키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