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담금 2배'실손보험, 다음달 중순 이후로 판매연기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김진형 기자

자기부담금을 2배로 올린 실손의료보험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15일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다음달 1일부터 자기부담금 20%의 실손보험을 판매 개시한다고 밝혔지만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가 지연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일각에서는 규개위가 강경모드로 나올 경우 아예 새로운 실손보험 판매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규개위에서 실손보험 자기부담 상향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규개위는 오는 10일 이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실손보험은 병·의원 비급여 의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현재는 보험가입자가 자기부담금을 10% 혹은 20% 중 선택할 수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자기부담금이 20%로 일괄 적용된다.

이날 규개위는 "20%로 일괄 적용되면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도 10%로만 쏠림현상이 벌어졌다"면서 "부담금비율이 상향되지 않으면 추후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는 당초에 입법예고, 규개위의 규제심사, 금융위 의결 이후 다음달 1일부터 새로운 실손보험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손보험 법 개정이 규제심사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일정이 꼬였다.

규제심사는 서류심사, 분과심사, 통합심사 등 3가지로 나눠지는 데 이번 개정안은 통합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도 무려 23명이나 참여했다. 그만큼 규제 심사가 깐깐하게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자기부담금이 2배로 늘어나면 소비자 부담이 그만큼 커지는 탓이다.

오는 10일 안건이 재상정되면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15일 금융위가 개최된 뒤 새로운 실손보험이 판매된다. 실무적인 일정을 고려하면 16일이나 17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4월부터는 자기 부담금이 높아진다"며 고객을 상대로 절판마케팅을 벌인 보험사에도 큰 혼선이 빚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규개위가 소비자 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개정안을 통과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