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 로우지 vs 크리스 사이보그…지구 최강 여성은?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 간 세기의 복싱 대결 못지않게 격투스포츠계에서 관심을 끄는 이슈가 있다. 론다 로우지(28·미국)와 크리스 '사이보그' 저스티노(30·브라질) 간 대결 성사 여부가 그것이다.

로우지는 전 세계 여성 격투스포츠계 '아이콘'으로 불린다. 2011년 격투무대에 뛰어든 그녀는 현재까지 11승(11KO) 무패를 내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판정승은 단 한 차례도 없을 만큼 화끈한 파이팅을 펼쳐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유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로우지는 그동안 9차례 승부를 유도기술인 암바(팔가로누워꺾기)로 장식하며 '암바여제'라는 별명도 얻었다. 나머지 두 번의 경기 역시 펀치와 니킥으로 압승을 거두며 암바 등 서브미션(관절기)에 이어 타격에도 눈을 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우지는 현재 UFC 여자 밴텀급(61.23㎏ 이하) 챔피언이다. 미모까지 겸비한 로우지는 격투스포츠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익스펜더블3'과 '분노의질주7', '안투라지' 등 허리우드 액션 영화에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론다 로우지 / 경기영상 캡쳐

로우지가 서브미션에 강하다면 사이보그는 타격 '스페셜리스트'로 불린다. 현재까지 13승(11KO) 1패를 기록 중인 사이보그는 남성적인 근육질 몸매가 인상적이다. 사이보그는 2009년 당시 격투스포츠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스트라이크포스 여성 페더급(65.77㎏ 이하) 챔피언 지나 카라노(현 영화배우)를 상대로 스탠딩 타격 및 파운딩으로 압도하며 1라운드 만에 KO승을 거두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사이보그는 이후에도 강력한 펀치와 파운딩 등 '탈여성' 수준의 타격 기술로 대부분 챔피언 방어전을 초반에 KO로 마무리 지었다. 다만 승승장구하던 사이보그는 2011년 말 실시한 약물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며 이후 1년 동안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 드높았던 인기 역시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사이보그는 이후 스트라이크포스에서 인빅타FC로 소속단체를 옮겨 또 다시 여성 페더급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공백 이후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근 열린 샤메인 트위트와의 챔피언 방어전에서는 불과 46초 만에 화끈한 파운딩 타격으로 KO승을 거두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두 선수가 격돌하는 데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현재 활동 중인 체급이 다르다. 로우지와 사이보그의 공식 몸무게는 각각 61㎏와 65.5㎏이다. 로우지와 사이보그는 각각 밴텀급과 페더급에서 활동 중이다.

물론 4.5㎏ 차이는 경기를 위해서라면 체중 감량(혹은 증량)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베스트' 체중을 양보해야만 한다.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는 로우지 입장에서는 굳이 무리하게 체중을 올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사이보그 역시 체중을 양보하지 않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우지와 사이보그는 각각 UFC와 인빅타FC라는 서로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누군가는 소속단체를 바꿔야만 대결이 성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사이보그가 UFC로 이적하는 게 최상이지만 인빅타FC와의 계약관계 등 문제가 남아있다.

격투스포츠계 관계자는 "로우지와 사이보그는 각각 서브미션과 타격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대결이 이뤄진다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며 "체중과 소속단체 등 문제는 두 선수 간 대결이 성사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사이보그' 저스티노 / 경기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