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외교관 "北, 주전자 물 끓이는데 1시간 걸려"

머니투데이

박용규 기자

25일 오후 경기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민가 인근 밭에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2015.3.25/뉴스1

북한 주재 한 외교관이 자신이 경험한 북한의 어려운 생활상을 공개했다. 이 외교관에 따르면 평양에서 지낼 당시 전기주전자에 물을 끓이는데만 1시간이 걸렸고 수돗물도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스웨덴 출신의 어거스트 보그 서기관이 스웨덴 국영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반 년간 경험했던 북한의 생활상을 증언했다. 그는 북한의 전력난이 가장 심각했고 주민통제가 많아 친구 한명 사귀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양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전력부족이었다면서 "북한의 전기 사정이 어려워 밤이면 대부분 가정집의 전기가 끊기고 학생들이 평양 시내 가로등 아래서 책을 읽는 모습도 종종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숙소는 전기가 공급됐지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전압이 낮아 전기로 물을 끓이는데 1시간, 오븐을 200도로 올리는데도 2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한편, 보그 서기관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심해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했고 퇴근 후에 맥주한잔 할 시간을 만들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업무와 관련해선 "북한 당국의 계속되는 관료주의적 제약이 걸림돌이 됐다"면서 "북한 주민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어도 외무성으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조건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평양을 제외한 곳은 극도로 가난한 상태"라며 "평양 외곽지역으로 나가보면 북한 주민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차량이나 버스, 또는 기차로 가야 할 거리를 걸어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