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일자리 두배로 늘린다…국민·신한 신규채용 대폭 확대

은행권 채용시장 문이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넓어졌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은행장들의 의지가 채용 확대로 연결됐다는 후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은행권 전반에 대해 고용 확대를 당부한 것도 은행권 채용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대졸 공채 400명, 특성화고(고졸) 및 보훈 공채 100명, 경력단절여성 300명 등 올해 800명 규모의 인력을 뽑는다. 지난해 355명의 두 배 규모다. 이밖에 하계·동계 청년인턴 300명을 채용한다.

국민은행은 기존 하반기에만 실시하던 대졸 정규직 일반공채를 상·하반기로 나눠, 다음달 중순 100여명 상반기 채용공고를 낼 계획이다. 여기에 300명의 하반기 일반공채를 더하면 전체 채용 규모는 지난해 290여명에 비해 110여명이 늘어나게 된다. 경력단절 여성은 상·하반기에 각각 1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성화고 채용 비중을 확대하고 지방의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지방 지역 방문 면접도 진행한다.

국민은행 인력채용의 핵심내용은 지역별 필요인력의 경우, 그 지역 학교 출신을 뽑되 면접을 볼때도 그 지역에 내려가 면접을 보고 뽑겠다는 것이다. 이는 윤종규 국민은행장의 지역 현장중심영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채용 계획이다.

윤 행장은 "청년실업 해소와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마련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채용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올해 대졸 일반직 350명,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70명, 장애·보훈 특별채용 80명, 경력단절여성 280명, 시간선택제 전담관리직 220명 등 총 1000명의 채용을 실시한다. 지난해 590명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엔 청년 채용만 5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 신설되는 시간선택제 전담관리직은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 퇴직직원을 대상으로 채용이 진행된다. 하루 2시간동안 1개 영업점의 자점감사 및 사고예방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오랜 기간 동안 은행에서 쌓아온 경험 및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퇴직 후 제2의 삶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졸 상반기 채용과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채용은 4월 중순, 장애·보훈 특별채용은 5월 중순으로 예정됐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하반기에 150명 규모로 추가 발표된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채용은 은행 조직에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계층에 도움이 되는 따뜻한 채용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 19일 200명 규모의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시작했다. 지난해엔 하반기만 22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상·하반기 모두 채용을 실시해 작년의 2배 가량인 400명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기본적으론 인력 수급계획을 바탕으로 채용 규모를 정하지만, 청년들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확대 방침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공공기관 재지정 후 예산·채용 등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권 행장의 이 같은 결정은 '전부 졸라매도 채용의 허리띠는 풀자'는 결단으로 기업은행 안팎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총 500명 정도였던 채용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50명을 뽑는 개인금융서비스직군(텔러직) 채용을 진행 중이며, 5월에는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100여명을 뽑는다. 7~8월 중에는 경력단절여성 채용을 진행하며 규모는 200여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하반기에만 진행해 왔던 대졸 공채는 지난해 250여명에 비해 더 늘어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투 뱅크' 체제를 운영 중인 하나금융그룹은 다소 유동적이다. 추진 중이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법원 판결에 따라 6월 이후로 미뤄지면서 여전히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통합에 따른 인력 운용 계획을 가늠키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대졸 정규직 채용 규모가 타 은행의 절반 수준인 118명에 그쳤으며, 외환은행은 신입 직원을 뽑지 못했다. 다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여전히 하반기 내 조기통합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극적 통합이 성사되면 채용 규모는 오히려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