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HRC, "北의 장성택 처형...국제인권법 위반"

마르주끼 다루스만(Marzuki Darusman)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사진=뉴스1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북한이 재작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그의 측근 리용하, 장수길을 처형한 것에 대해 국제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는 한편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UNHRC는 지난 3월 5일 유엔에서 공식 회람된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2013년 공개 처형한 장성택 숙청 사건이 국제인권법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결론을 지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유엔인권이사회 마루즈키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후안 멘데즈 고문·비인도적 처벌 대우에 관한 특별보고관, 크리스토퍼 하인즈 재판 외 임의 처형에 관한 특별보고관 등 3인이 공동 작성해 제출한 것이다.

이들 특별보고관 3인은 지난 2013년 12월17일 공식서한을 북한 정권에 보내 장성택 외 그의 측근 리용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의 처형이 어떤 법적 경로로 이뤄졌고, 이유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 정권은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UNHRC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8차 회기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북한 인권결의안을 찬성 27, 반대 6, 기권 14표로 공식 채택했다.

회의에서 EU와 일본은 "북한에서 반인도적 인권유린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책임규명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UNHRC는 북한이 장성택 일행 처형과 관련한 이사회의 진상규명 요청에 대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고, 고문·비인도적 처벌에 대한 국제관례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 규약(ICCPR)에 따르면 한 국가가 사형을 집행할 때는 고의적인 인명 손실을 일으킨 범죄 행위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또한 사형이 집행되기 전 공정한 재판과 그에 적합한 절차가 반드시 따라야 하고, 군사 및 즉결재판권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UNHRC는 북한 정권이 이 이 규약을 준수하기로 1981년 서명했지만 장씨 일행의 처형이 합법적인 절차 없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은 28일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이 미국의 적대정책의 산물이라고 규정하며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광란적인 반공화국 인권소동을 철저히 짓부셔버릴 확고한 의지를 명백히 천명한다"면서 "결의안 채택이 북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간섭과 침략의 구실을 만들어내려는 비열한 속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더 이상 인권재판관이나 되는 듯이 행세하면서 남의 나라 내정에 간섭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인권불모지로 규탄 받고 있는 자기 집안의 인권상황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