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도로침하 현장…"다친 사람 없어서 천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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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현대백화점 신촌점 인근 도로가 아래로 꺼지면서 대형 준설차량이 쓰러졌다. 2015.3.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 이런 일이 생겨서 불안합니다."

3월의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인근 도로는 지나가는 시민, 경찰·소방 관계자 등으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2시20분쯤 현대백화점 주차장 옆 도로에서 지반이 내려앉아 운행 중이던 15톤 하수도 준설차량이 오른쪽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반침하로 가로·세로 1·3m의 도로가 1m 아래로 꺼졌지만 전도된 준설차량을 운전하던 기사 김모(47)씨가 다치지는 않았다.

차량이 인도 쪽으로 넘어갔지만 다행히 이로 인한 보행자 인명피해도 없었다.

운전자 김씨는 "사고현장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하수관 매설 작업을 한 뒤 차를 몰아 이동하던 중에 갑자기 도로가 꺼졌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나 보던 싱크홀을 직접 당하니 어이없고 황당할 따름"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현장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안전조치를 취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동식 서대문소방서 현장지휘대장은 "임시포장된 도로 위를 달리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며 "도로 안 쪽이 조금 비어 있었고 지반이 약하다 보니 차량이 90도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현장과 30m 떨어진 곳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현대백화점 침수 방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 기간은 다음달 30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이동식 대장은 사고원인에 대해 "인근에서 진행된 공사와 이번 사고의 관련 여부 등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 지점 인근 상인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라면집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는 "간이 콩알만해졌다. 젊은 애들 4~5명이 앞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놀라서 쇼핑백을 떨어뜨리고 갔다가 다시 주으러 돌아오기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편의점주 선민수(39)씨는 "'쿵'하는 소리를 듣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차가 천천히 넘어가고 있었다"며 "차가 넘어진 뒤로는 진흙이 '콸콸'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사고 여파로 편의점 유리문 입구에는 진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남편과 함께 현대백화점에 들렀다 사고현장을 지나게 된 최모(52·여)씨는 "최근에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에서도 이런 사고가 있었는데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하니 불안한 마음"이라며 "백화점 앞이라 사람도 많이 다니는 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신촌 나들이를 왔다는 옥모(19·여)씨는 "처음에는 불이 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땅이 꺼진 사고였다"면서 "판교 사건처럼 큰 일이면 어떡하나 생각했는데 다친 사람이 없다니 다행이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계속 든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청은 사고가 발생한지 1시간여 지난 오후 3시30분쯤부터 침하된 도로 공간에 흙을 채우는 작업을 벌였다.

오후 5시30분 현재는 쓰러진 트럭을 견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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