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10대女 살인 피해자 손톱서 남성 DNA 발견

경찰이 '봉천동 10대 가출소녀 살인사건' 피해자 손톱에서 발견된 남성의 DNA가 유력 용의자인 김모씨(37)의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 사진=관악경찰서 제공

경찰이 '봉천동 10대 가출소녀 살인사건' 피해자 손톱에서 발견된 남성의 DNA가 유력 용의자인 김모씨(38)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김모씨(37)와 성매매 목적으로 만난 뒤 숨진 채 발견된 A양(14) 손톱에서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6일 오전 6시43분쯤 휴대폰 어플을 통해 알게 된 A양과 시간당 13만원의 대가로 성매매를 하기로 하고 서울 관악구 한 모텔 2층 객실에 들어간 뒤 2시간 지나 홀로 빠져나와 오전 10시40분쯤 경기 시흥시 자택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당시 김씨와 A양 외에 해당 객실로 접근한 사람이 없었던 점을 들어 해당 DNA를 김씨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에게서 발견된 DNA를 토대로 성관계 당시 저항한 정황이 있는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NA에 대한 감식결과가 오는 31일 오후쯤 나올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여전히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A양과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등 CCTV(폐쇄회로TV)에 찍힌 사람이 자신이 맞다고 시인했으나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성관계를 위해 A양과 만난 사실은 있으나 A양이 인터넷 서핑하는 것까지 보고 객실을 나왔다"고 진술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객실을 떠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시간 가량 성관계한 뒤 10만원을 지불하고 1시간 더 함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가 달아나기 전 성매매를 알선한 박모씨(28)와 마주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김씨가 처진 눈꼬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니고 있었다"며 범행 전 A양과 채팅한 12명 가운데 김씨를 인상착의를 파악해 피의자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얼굴에 손바닥 보다 다소 작은 크기의 붉은 반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27일 A양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로 박씨와 최모씨(28)를 검거해 구속했으며 공범 김모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박씨와 최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김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A양에 대해 "단순히 아는 여동생"이라고 했으나 이후 "성매매를 알선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숨지기 전 PC방에서 이들과 함께 있다 모텔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이 성매매 알선을 한 여성이 한명 더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양 외에도 이들이 데리고 성매매를 한 여성 이모씨(20·여)가 한명 더 있었다"며 "이씨의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A양은 지난해 11월말 충북 증평에서 중학교 2학년 재학 당시 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가출 직전 어머니에게 "며칠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낮 12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 2층 객실에서 남성 1명과 함께 투숙했던 A양이 홀로 숨져 있는 것을 모텔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은 침대 위에 옷을 입고 있었으며 목이 졸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