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4대협의체, 지방자치법 전면개정 요구(상보)

"현행 지방자치법은 한 마디로 지방자치를 하지 말라는 법이다."


지방4대협의체가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회장 이동희 대구광역시의회의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조충훈 순천시장),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회장 심우성 청양군의회의장) 등은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의체 측은 "국세 중심의 조세체계로 지방재정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고 지방의회의 조례입법권 범위가 법령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부단체장 정수 및 행정기구도 획일적으로 규제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는 중앙의 하청기관화 될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체는 이에 따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조직권 강화 △기관위임사무 폐지 △사회복지비 부담완화를 위한 지방재정확충 △지방분권 개헌 공감대 확산 등 지방자치 현안을 공동성명서에 포함시켰다.


우선 지방소득 및 소비세 확대, 국고보조사업 구조조정, 지방교부세 법정률 상향 조정,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 정비 등 지방재정제도를 전면 개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일부 개별소비세 및 부동산 관련 양도 소득세를 지방으로 이양하고, 지방소비세를 부가가치세의 20%까지 확대하되 지난 2009년
정부발표대로 우선 5%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2006년부터 내국세의 19.24%로 고정된 지방교부세율은 21%까지 상향할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 조례입법권 확대, 자치조직권 보장 등을 위해 지방자치법 전부를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체는 또 지방분권 과제 입법을 위한 상설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헌법 개정 시 지방자치 및 지방분권도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시종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지방자치 20년이지만 지금의 지방재정구조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전면 개편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충훈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도 "복지디폴트 위험에 대해 얘기하면 중앙에선 지방의 방만운영을 지적하는데 20년 전과 비교하면 기초·광역단체의 부채총액은 줄어든 반면, 중앙정부의 부채총액은 늘고 있다"며 "누가 더 방만한가"라고 꼬집었다.

심우성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은 "현행법에 따라 기초의원 의정비가 인구수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강남구에선 4950만원, 울릉군에선 2820만원의 의정비를 받는다. 8급 공무원보다 못한 처우라 젊은 인재들이 지방의회로 진출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동희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은 "20년 전 만들어진 지방자치법이 그동안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서 어른이 아이 옷을 입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협의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지방자치 20주년 토론회도 개최한다. '지방자치 20년의 평가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박재창 석좌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의 사회로 진행된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995년 6월27일 제1차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지 20주년을 맞이한 올해 첫 지방 4대 협의체의 공동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