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18조원 한국형 전투기 개발 '낙점'

KF-X 이미지/그래픽=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 (49,200원 ▲150 +0.31%)산업(KAI)이 8조6700억원 규모인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 개발사업을 거머쥐었다.


방위사업청은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AI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개발계획과 개발능력, 비용평가를 거쳐 KAI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KF-X 사업은 8조6700억원 개발비용이 투입되고 양산금액까지 합치면 총 18조원이 투입되는 사상 최대 무기개발 사업이다.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 F-5를 대체하기 위해 KF-16 이상급 전투기 120대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단군 이래 최대 무기사업 'KAI' 낙점
KAI 관계자는 "전투기 개발 전문 업체의 종합적 역량과 국내 항공산업 역량을 총 동원해 한국형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군 요구와 무기체계 기술발전 추세 등을 모두 고려해 독자적 성능개량 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출까지 염두에 둔 전투기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 선진 항공업체와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개발에 함께 참여하는 인도네시아와는 스페인 CASA사와 CN-235(수송기)를 공동으로 개발한 경험이 있어 파트너십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AI는 1300여명의 연구개발인력 및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풍부한 개발인프라를 보유 중이다. KF-X 개발에 앞서 지난해부터는 신규 개발인력 1000명을 채용하고 통합개발센터를 착공했다.

KAI는 상세 개발 방안을 담은 'KF-X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5월 말까지 제출하고 6월 말에는 방위사업청과 본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2025년 11월에는 개발을 마친 뒤 양산까지 수주해 2032년까지 실전 배치를 끝내겠다는 각오다.

◇"미래 신성장동력 '항공산업' 견인"
KAI에 따르면 KF-X 체계개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90조원 이상, 향후 20년간 연인원 기준 30만명 이상의 일자리창출이 기대된다. 수출을 포함해 1000대를 팔면 파급효과가 2~3배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KT-1, T-50, FA-50, 수리온 등 개발에 성공하고 미국·유럽 업체들과 공동 개발을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129대, 32억달러 이상 항공기를 수출한 경험을 갖고 있다.

민항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더 높여나갈 방침이다. KAI는 현재 세계 거의 모든 민항기 기체구조물을 공급 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항공기, 기체구조물 등 수출을 통해 전체 매출의 60% 규모인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 중인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사업과 한국형발사체 사업 참여 등을 통해 202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성용 KAI 사장은 "FA-50, 수리온 헬기 개발 등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주국방과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오랜 염원인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겠다"며 "공군의 전력화는 물론 창조경제의 견인차로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대한항공은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 사업이 우리나라 항공전력 유지에 중요한 국가사업인 점을 고려해 전력화시기에 맞춰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