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떴다방 거품 잡는다"…'분양권 실거래가' 공개

서울시가 다음달부터 부동산 분양권과 입주권 실거래가를 공개한다. 시는 이번 공개로 소위 '떴다방'들이 조성하는 웃돈의 거품을 일정 부분 제거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지난해 말 '위례 아트리버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앞에 늘어선 '떴다방'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 DB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부동산 분양권·입주권 거래량과 실거래가격을 '서울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에 공개한다고 31일 밝혔다.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를 공개하는 것은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서울시가 처음이다.


시가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 공개에 나선 이유는 최근 수요자들의 관심이 기존 매매시장에서 분양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왜곡된 가격정보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이동식 공인중개소인 '떴다방' 등에서 웃돈을 '거품'으로 조성하고 폭탄돌리기식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발생했다.

이에 시는 분양권·입주권 매매계약을 실거래가 신고대상에 포함하도록 개정한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제3조)에 따라 2007년 6월29일 이후의 모든 자료를 소급해 공개할 계획이다.

실거래가 공개를 통해 가격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면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단지의 웃돈이 얼마나 붙었는지 파악이 가능하고 '떴다방'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시는 판단했다.


남대현 시 토지관리과장은 "시민들의 주거생활과 밀접한 부동산 정보를 보다 다양하고 보기 쉽게 제공해 서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부동산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례신도시처럼 전매제한 기간이 있는 지역에 분양권 실거래가 공개가 더 필요하지만 분양권 신고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의적으로 거래 가격을 낮춰 허위 신고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분양권 실거래가 공개의 경우 전매제한이 풀린 후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참고자료가 되도록 하기 위해 공개하는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대부분 전매기간이 6개월로 제한돼 있는 만큼 손바뀜 현상이 많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한 경우에 대해서도 "허위 신고분은 시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취득세의 3분의 2에서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권 거래의 경우 실입주자보다 웃돈을 노리는 투자수요가 많아 호가로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권이 공개되면 거래가 투명해지고 가격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 공개를 하지 않았을 때엔 공인중개소에서 불러주는 가격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 가격이 공개되면 실제 해당 매물이 상승 추세인지 아닌지도 알 수 있어 거래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