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美 달러 비중 3년 만에 60% 넘겨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 달러화 자산 비중이 60%를 다시 넘어섰다.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최근 달러화 강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외화자산 구성 통화별 비중은 미 달러화 62.5%, 엔·유로화 등 기타통화 37.5%다. 전년대비 달러화 비중은 4.2% 증가했고 기타통화 비중은 그만큼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해 외환보유액 투자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바꿨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MBS(주택저당증권) 등 자산유동화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정부채, 기관채 등의 투자비중을 늘렸다. 또한 즉시 현금화시킬 수 있는 유동성자산 비중도 늘렸다.

외환자산 구성 내역은 유동성자산 4.3%, 수익성자산 80.5%, 위탁자산 15.2%로 구성됐다. 전년대비 유동성자산은 1.2%p 늘었고, 수익성자산은 1.1%p 감소했다.

상품별로 예치금 3.8%, 유가증권 37.1%, 정부기관채 22.5%, 회사채 17.5%, 자산유동화채13.0%, 주식 6.2% 등으로 구성됐다. 전년대비 정부채 0.3%p, 정부기관채 0.5%p, 회사채 1.6%p, 주식은 0.1%p 증가한 반면 자산유동화채는 1.8%p 감소했다.

서봉국 한은 외자운용부장은 “미국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관련 회사채 비중을 늘렸고,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국채 및 정부기관채 비중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636억달러(약 400조원)으로 중국, 일본, 사우디, 스위스, 대만,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 7위권이다.

외환보유액의 93.5%인 3402억달러가 국채, 정부채 등 유가증권 형태로 투자됐다. 134억3680만달러가 외국 중앙은행 예치금으로, 19억1700만달러가 IMF(국제통화기금) 포지션, 32억8100만달러가 IMF가 발행한 SDR에 투자됐다. 금은 약 104톤 정도 보관 중이며 가치는 47억9000만달러에 이른다.

한은은 특히 즉시 유동화시킬 수 있는 미 달러화로 구성된 유동성자산 비중을 전년(약 100억달러)보다 50억달러 이상 늘렸다. 한국투자공사(KIC) 등 외부 투자기관에 위탁되는 외환자산 비중은 전년과 비슷한 15.2%를 나타냈다.

서 부장은 한은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보유 중인 만기채권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작년에 금리가 하락했고 연초에 금리가 추가적으로 많이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채권만기일(듀레이션)을 줄이는 전략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한은은 또 일각에선 제기된 KIC 위탁운용 규모 확대방안과 관련해서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KIC는 현재 정부에서 외국환형평기금 500억달러와 한은이 보유한 외환보유고 200억달러(보유액) 등 700억달러를 위탁 운용 중이다.

한국은행 외화자산 투자 구성내역.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