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비자금' 핵심 인물, 화려한 인맥 '눈길'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에 깊이 관여한 컨설팅업체 IBEL 대표 장모씨(64)의 구속 여부가 31일 결정된다. 장씨는 정·재계의 두터운 인맥을 가진 인물로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박모 전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장(52·구속)을 도와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베트남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국내로 반입하는데 개입했다는 것이다.

장씨가 대표로 있는 IBEL사는 2001년 2월 설립된 컨설팅업체로 자본금 5억원으로 세워졌다. 국내외 건설사업의 기획 업무를 주로 맡았으나 직원은 10명 미만으로 실제 순이익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작은 컨설팅업체의 대표가 기업 비자금 조성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장씨의 넓은 인맥 덕분이다. 장씨는 과거부터 두터운 인맥을 동원해 각종 사업에 뛰어들었던 경력이 있다. 이번에도 이 인맥을 활용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개입했을 수 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장씨는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이른바 '총풍 사건'에 등장한다. '총풍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 직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청와대 행정관과 대북 사업가 장석중씨 등이 북한에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재판 과정에서 장석중씨는 "당시 김대중 후보 측도 북풍 저지를 위해 장씨를 활용해 북한과 물밑에서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2002년 정치 자금 15억원을 한나라당 캠프에 전달한 의혹과 함께 2003년 2월 3억원을 새천년민주당에 건넨 의혹도 받았었다.

실제로 장씨가 2012년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기록을 보면 장씨가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며 투자금을 받았다는 내용이 기록돼있다. 2007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 역시 마찬가지다.

장씨는 정 전부회장과 중학교, 대학교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경력과 정 전부회장과의 관계 등을 감안하면 포스코그룹의 수뇌부와 정치권 등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장씨는 이 외에도 정 전부회장을 통해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 사업과 관련한 하청업체 선정에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박 전법인장으로부터 "장씨가 정 전부회장에게 'W사와 S사 등 2곳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장씨를 구속해 관련 사실을 모두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장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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