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금리 낮출 수록 서민금융 음성화"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장/사진제공=한국대부금융협회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이 현재 연 34.9%인 대부업 금리 상한이 더 낮아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부업체 운용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저신용자의 대부업 접근도 크게 제약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임 회장은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4.9%인 최고 금리상한에서도 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조달금리와 중개수수료가 낮아져 원가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원가를 더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보고, 따라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대부업계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부금융협회의 올해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도 '최고이자율 인하에 대한 대응'이다.

대부업법이 정한 최고이자율 34.9％는 올해 말 일몰기한이 도래한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인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법정상한 금리를 연 25%로 인하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대부업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는 상태다.

임 회장은 "최고 이자율이 내려가면 대출 받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측면도 있지만, 업체들은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심사를 더 강화해야 하고 이로 인해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대출을 못받는 경우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2007년 1만8000여개였던 대부업체가 지금은 8000여개로 줄었고, 이로 인해 (서민금융이) 음성화된 부분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부금융협회는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아지면 대부업체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보고, 최고 이자율 인하가 서민금융 발전에 역행하는 정책임을 객관적인 연구와 자료를 통해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부금융협회는 대형 대부업체의 감독기관을 지자체에서 금융당국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연내 입법화가 유력한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정규금융으로 편입됨에 따라 업체들이 사회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대부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홍보 활동 등도 적극 시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대부금융협회는 올해 △불법 사금융 현황 파악과 근절 대책 연구 △불법 사금융 피해자 지원과 대부광고 자율정화 △한계채무자 지원제도 운영 등의 신규·계속 과제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