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포스코건설 또다른 '비자금 창구' 확인…관계자 소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또 다른 비자금 창구를 찾아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비자금 조성창구로 지목된 하청업체의 대표도 불러 조사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31일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참여한 W사의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그동안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사업에서 조성한 비자금의 경로를 추적해왔다. 검찰은 박모 전 베트남법인장(52·구속)이 하청업체 흥우산업을 통해 4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이미 확인했고 최근 수사 과정에서 컨설팅업체 대표 장모씨(64)가 개입된 또 다른 비자금을 발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장씨가 관련된 비자금은 흥우산업이 아닌 다른 하청업체를 통해 조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참여한 W사, S사가 비자금 조성 창구로 꼽힌다.

검찰은 최근 박모 전 베트남법인장으로부터 장씨와 W, S사 등의 역할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하고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W사 대표 황모씨를 불러 비자금 조성 경위와 W사의 가담 정도, 장씨의 역할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S사 관계자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장씨는 정·재계의 두터운 인맥을 가진 인물로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장씨는 과거부터 두터운 인맥을 동원해 각종 사업에 뛰어들었던 경력이 있다.

장씨는 1997년 불거진 '총풍사건',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등에 정관계 인사들과 함께 등장했다. 장씨는 정동화 전 포스코 부회장과 대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장씨의 경력과 정 전부회장과의 관계 등을 감안하면 포스코그룹의 수뇌부와 정치권 등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장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면 포스코건설이 또 다른 하청업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사용처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