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의 '창업인턴'...6개월 만에 5명중 한명 이탈.. 왜?

청년 예비 창업자가 벤처기업에서 근무한 뒤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의 ‘창업인턴’((Venture For Korea) 사업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참가 대학생들의 20%가 중도 포기 의사를 밝히는 등 창업인턴은 물론 참여 벤처기업까지 의욕적인 취지와 달리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사업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서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중기청이 지난해 8월 처음 선발한 대학생 창업인턴 54명 가운데 10명이 중도 포기하거나 근무지 변경을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창업인턴의 18.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사업은 정부의 ‘경제혁신3개년 계획’에 포함된 중기청의 중점사업중 하나다. 중기청은 연간 50억원의 예산을 투입, 창업인턴의 임금 뿐 아니라 최대 1억원을 창업자금까지 지원한다.

이 사업의 위탁수행기관인 창업진흥원은 지난해 창업인턴을 선발하고, 창업아이템과 희망근무기업을 토대로 벤처기업협회가 추천한 벤처기업들과 1대1 매칭을 주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38개 벤처기업에 54명의 인턴을 파견했다.


하지만, 지난해말부터 꾸준히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다. 6개월이 경과한 현재 4명의 창업인턴은 중도 포기 각서를 쓰고 이탈했고, 6명은 창업아이템과 회사의 방향이 다르고, 사내문화 적응도 어렵다며 근무업체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사업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벤처기업 모두 사업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태다. 창진원이 사업을 급하게 준비하면서 매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창업인턴은 “처음 들어본 벤처기업이지만, 정부사업이니 만큼 믿고 일을 시작했는데 작은 조직에 열악한 처우로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1년의 인턴기간이 끝나면 개인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벤처기업들은 짧게는 8개월만 있다 개인 창업을 하기 위해 떠나는 인턴에게 주요 업무를 맡길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벤처기업의 특성상 돌발 변수가 많고 대부분의 직원이 '멀티플레이어'인 상황에서 대기업처럼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기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도 창진원은 대책 마련은커녕 인턴파견 이후 제대로된 모니터링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초 개별 벤처기업에 방문이나 전화 문의의 방식으로 한 차례 실태조사를 했지만 이마저도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정부 사업이고, 임금 지원 혜택이 있어서 시작했는데 차라리 업계 추천을 통해 인턴을 찾는 게 시행착오도 줄이고 나을 뻔 했다“고 말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 사업을 시행하다보니 매칭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보다 우수하고 의욕적인 창업인턴들과 벤처기업들을 선별, 사업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