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KKR, 한토신 지분 인수 철회하나

한국토지신탁 (1,011원 ▼4 -0.39%)(한토신) 경영권이 아이스텀앤트러스트에서 엠케이전자 (11,560원 ▼420 -3.51%) 쪽으로 넘어가면서 보고펀드-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한토신 인수 철회 가능성이 높아졌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고-KKR과 아이스텀 사이의 한토신 지분 31.4% 매매 계약 연장이 불투명해졌다. 보고-KKR과 아이스텀은 지난해 8월에 한토신 지분 31.4%를 1500억원(주당185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이 계속 미뤄지면서 당초 지난해 10월 말인 계약 종결일이 계속 연장돼 왔다.


보고-KKR측은 당초 계약이 아이스텀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인수 계약 유지 여부를 포함해 계약에 관한 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양측간의 계약이 철회되면 아이스텀은 새로운 지분 매수 대상을 찾아야 한다. 이미 한토신 지분을 보유한 아이스텀 펀드의 만기일은 지난 상황이다. 문제는 경영권이 없는 지분을 매수할 대상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보고-KKR의 지분 인수에 걸림돌이 됐던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 절차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이스텀 펀드의 해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보고-KKR의 인수금액(주당 1850원)이 투자 원금에 못 미친다며 펀드를 해산하고 현물 주식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 주식은 경영권 분쟁을 재료로 최고 4365원까지 찍으며 크게 오른 상태다. 이날 한국토지신탁은 엠케이전자가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8.9% 급락한 371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경영권을 확보한 엠케이전자측과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아이스텀측 지분 매각 여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여지도 있다. 특히 3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리딩밸류1호 펀드는 내년에 만기가 도래한다. 엠케이전자측은 "한토신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상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사진을 구성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열린 한국토지신탁 주주총회에서는 이사진 9석 가운데 6명을 선임하는 이사 선임건이 처리됐다. 엠케이전자 측이 추천한 인사가 4명이 선임되면서 엠케이전자는 전체 이사진 9석 가운데 5석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토지신탁 지분 구성은 엠케이전자측이 리딩밸류1호유한회사 34.08%와 MK인베스트먼트 3.49%를 합해 37.57%를 보유하고 있고 보고-KKR측은 아이스텀앤트러스트 지분 인수분 31.42%와 파웰 인베스터즈 3.78%를 합해 35.2%를 확보하고 있다. 막판 리딩밸류 1호의 의결권이 일부 제한되면서 지분 차이는 1.19%에 불과해 아이스텀의 경영권 방어가 예상됐지만 집중투표에 따른 표대결 전략에서 엠케이전자측이 승리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