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계·車업종 낙폭확대 이유

코스피가 사흘만에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서도 기계, 자동차, 조선 등의 낙폭이 커지며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적이 예상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두 업종의 공통점이 있다는 평가다. 실적시즌을 앞둔 옥석가리기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얘기다.

1일 오전 10시51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2% 내린 2030.32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 2041.03으로 마감한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2024.64(-0.8%)까지 밀리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17개 업종 중 음식료, 증권, 의료정밀, 의약품 등 5개 업종만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 나머지 12개 업종이 모두 약세다. 특히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주요종목이 편입돼 있는 운수장비 업종지수가 1.74%로 낙폭이 가장 크고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속한 기계업종 지수가 1.67%로 역시 낙폭상위 업종에 꼽힌다.

두산중공업 (14,690원 ▼210 -1.41%), 두산인프라코어 (7,700원 ▼20 -0.26%),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 등 기계·자동차 업종 주요종목들이 장 초반 대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들 종목의 매도상위창구에 외국계 증권사 1~2곳이 각각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뭣보다도 기계, 자동차 업종은 올해 들어 이익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달부터 본격개시될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실적모멘텀이 약한 업종에 대한 선별작업이 진행된다는 분석이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기계업종 주요종목의 1분기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는 지난해 말 6267억원에서 지난달 초 5524억원으로 12% 가량 하향조정된 후 최근 다시 3% 가량 추가로 낮춰졌다. 자동차 업종 주요종목의 1분기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도 지난해 말 4조3886억원에서 지난달 초 4조1305억원으로 6% 가량 하향조정된 후 최근 한 달 새 다시 4조100억원선으로 3% 가량 낮춰졌다.

우선 기계업종에서는 실적둔화 추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계산업 전방산업은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 건설사들과의 실적관련성도 높았다"며 "하지만 국내 건설업은 해외 육상플랜트 기본설계 능력이 전무해 수주를 받더라도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에 따라 국내 기계업종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주, 매출실적, 이익의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며 "기계업종의 여러 전방산업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는 조선업으로 기계업종에서도 차별화된 실적이 기대될 영역은 상선분야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에서는 1분기 이익감소는 불가피하겠으나 2분기에는 실적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원/달러환율이 올랐지만 러시아,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시장과 또 다른 주력시장인 유로존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상승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서도 자동차 할인판매율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은 "지난해 2분기 원/달러 환율이 1030원에도 채 못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흥국 통화가 일정수준 안정화되기만 한다면 올 2분기에는 환율상승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며 "1분기에 비해 2분기에 휴일이 적어 조업일수가 늘어난 데 따른 효과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